전 남친의 섬뜩한 제안 "내 폰 줄게", 변호사들 "절대 안 될 말"
전 남친의 섬뜩한 제안 "내 폰 줄게", 변호사들 "절대 안 될 말"
"휴대폰은 덫, 유포 막을 유일한 길은 고소 후 압수수색뿐"

성관계 영상을 몰래 촬영한 전 남자친구가 휴대폰을 준다고 회유해도, 클라우드 등에 저장됐을 수 있어 해결책이 될 수 없다. / AI 생성 이미지
성관계 영상을 몰래 촬영한 전 남자친구가 "내 폰을 주겠다"며 회유에 나섰지만, 이는 유포 불안을 잠재울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일치된 경고가 나왔다.
변호사들은 휴대폰을 넘겨받는 것만으로는 클라우드나 다른 기기에 숨겨진 영상을 확인할 수 없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유포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즉시 형사고소하여, 모든 디지털 기기에 대한 압수수색과 포렌식을 진행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내 폰을 너에게 넘겨줄게"…믿어도 될까
연인 관계였던 남자친구가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사실을 알게 된 A씨. 충격과 배신감에 그 자리에서 이별을 통보했다.
남성은 "찍고 나서 이건 진짜 아닌 것 같아서 다 지웠다"고 해명했고, 실제로 그의 휴대폰 갤러리나 삭제 항목에서 영상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A씨의 마음속에는 '어떻게 찍혔을지 모를 영상이 유포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싹텄다.
그러던 중 전 남자친구에게서 "얼굴 한 번만 보고 얘기하자"는 연락이 왔다. A씨가 영상 유포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하자, 그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 "내 폰을 너에게 넘겨 줄게."
A씨는 그의 폰만 받으면 이 끔찍한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휴대폰은 덫"…클라우드와 PC는 어떡하나
A씨의 고민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가해자의 휴대폰을 넘겨받는 것은 유포 위험을 전혀 막지 못하는 '덫'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휴대폰을 넘겨받더라도 영상이 이미 클라우드나 다른 저장매체로 옮겨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최동원 변호사 역시 "그러나 만에 하나 휴대전화 외의 다른 저장매체로 유출이 되었다면 이 조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엘에프(LF)의 손병구 변호사도 "남자친구의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하더라도 영상을 옮겨 놓을 수 있는 저장 매체는 많기에, 유포가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가해자가 휴대폰에서 영상을 삭제했더라도, 자동으로 동기화되는 클라우드 서버나 개인 PC, 외장하드 등에는 원본이 그대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은다.
"유일한 해답은 형사 고소와 압수수색"
그렇다면 유포 공포에서 벗어날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형사 고소'를 통한 강제 수사가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상대의 동의 없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해당하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다.
법무법인 태신 성현상 변호사는 "고소장을 작성해 바로 대응하셔야 합니다. 휴대폰에 대한 압수 및 강제수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강력히 조언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 역시 "유포가 가장 두려운 것이라면, 제일 확실하게 하는 방법은 남자친구를 고소한 후 모든 전자기기를 압수해 포렌식하는 것입니다"라고 단언했다.
형사 고소를 통해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으면, 가해자의 모든 디지털 기기와 클라우드 계정까지 강제적으로 조사해 숨겨진 영상의 존재를 확인하고 유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고소가 망설여진다면? '합의서'라는 차선책
만약 전 연인을 직접 고소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부담된다면, 차선책으로 '합의서' 작성을 고려할 수 있다.
법무법인 신우 이진영 변호사는 "어떠한 경로로든 영상이 유포되는 경우 고액의 손해배상을 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합의서를 작성하는 경우 상대방은 손해배상의 압력을 받기에 유출을 하지 않거나, 유출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적 효력을 갖춘 합의서는 가해자에게 유포 행위에 대한 심리적,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역시 강제 수사만큼 확실한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가장 안전한 길은 신속한 법적 대응임을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