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집에 갔다가 '대마'와 '성범죄' 덫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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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집에 갔다가 '대마'와 '성범죄' 덫에 걸렸다

2026. 05. 19 16:2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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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금 요구했다간 '공갈범' 될라…변호사들 만장일치 경고

고등학교 동창에게 액상대마 흡입을 강요당하고 성범죄 위기에 처한 여성이 합의금을 요구하려다 '공갈죄'로 역고소 당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 AI 생성 이미지

고등학교 동창의 집에 따라갔다가 '액상대마' 흡입을 강요당하고 성범죄 위기까지 내몰린 한 여성. 가해자들에게 자필 사과문까지 받아냈지만, 어설프게 합의금을 요구했다가는 '공갈죄'로 역고소당할 수 있다는 법조계의 강력한 경고가 나왔다.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전락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에서 변호사들이 제시한 유일한 탈출구는 무엇일까?


"호기심에 한 모금"…친구의 배신, 성범죄 위기까지


비극의 시작은 고등학교 동창 A의 "우리 집에 가자"는 가벼운 제안이었다. 다른 친구 B도 함께라는 말에 피해자 C씨는 의심 없이 A의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C씨를 기다린 것은 친구의 환대가 아닌 '액상 대마'와 검은 함정이었다.


A는 C씨에게 끈질기게 대마 흡입을 권했고, 호기심과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C씨는 결국 딱 한 번 약물에 손을 댔다. 약 기운에 몸조차 가누지 못하는 C씨를 향해 A는 "침대로 올라오라"며 노골적인 강압을 시작했다.


옆에 있던 친구 B는 A를 말리기는커녕, 침묵으로 범행을 방조하고 동조했다. 극심한 위협을 느낀 C씨는 "학교에서 자야 한다"는 기지를 발휘해 간신히 지옥 같은 현장을 빠져나왔다.


현재 A와 B는 자신들의 범죄를 인정하며 자필 사과문과 카카오톡으로 용서를 빌고 있고, 이 모든 것은 C씨의 손에 증거로 남아 있다.


피해자인데 나도 처벌?…엇갈리는 가해자와의 운명


C씨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불안은 자신의 대마 흡입 사실이다. 가해자를 고소하는 순간, 자신도 마약 사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공포다.


하지만 다수의 변호사들은 C씨가 처벌을 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강요에 의한 상황을 소명하고 재발방지대책에 중점을 둔 양형에 집중한다면, 초범인 경우 교육조건부 기소유예도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의 정진열 변호사 역시 "사건 경위에 참작할 사유가 크고 중독성이 없다고 판단되므로, 검찰 단계에서 재판에 넘기지 않는 조건부 기소유예(치료보호 또는 교육이수 조건)로 처벌을 면할 확률이 높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가해자들의 운명은 암울하다. 정진열 변호사는 주범 A에 대해 "대마 제공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여기에 심신상실 상태를 이용하려 한 성범죄 미수까지 경합되어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전망했다.


방조범 B 또한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합의 안 하면 고소" 그 한마디에 '공갈범'이 될 수 있다


C씨는 형사 고소에 앞서 가해자들로부터 정신적 피해에 대한 합의금을 받길 원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 치명적인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공갈죄'다. 섣불리 합의를 시도하다가는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입장이 뒤바뀔 수 있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경고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합의의 법적 성격은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정당한 배상이어야 하며, 고소 취하의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구조가 되면 공갈로 문제 삼을 여지가 생깁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합의 과정에서 '고소하겠다'는 표현을 직접적인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차원에서 협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셔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한강 파트너스의 장우진 변호사도 "'고소하지 않는 조건'을 명시적으로 내걸고 금전을 요구하면 공갈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피해 보상 차원의 합의'라는 틀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가 한순간에 범죄가 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인 셈이다.


변호사들 만장일치 조언…"홀로 합의는 절대 금물"


그렇다면 피해자는 어떻게 자신의 권리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이 복잡한 상황에 대해 상담에 참여한 모든 변호사가 내놓은 해답은 단 하나, '변호사를 통하라'는 것이었다.


리라법률사무소 김현중 변호사는 "제가 아니라 다른 변호사라도 상관없사오니, 합의대행을 위한 변호사를 선임하시길 바랍니다. (중요)"라며 변호사 선임의 중요성을 절박하게 강조했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 역시 "직접 금액을 특정하여 요구하되, 반드시 피해 사실과 연결된 손해배상 명목임을 명확히 하고 변호사를 통해 진행하셔야 공갈·협박 역고소 빌미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합의금 요구부터 합의서 문구 작성, 공증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전문가에게 맡겨야만 역고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가해자들이 자필 사과문과 카카오톡으로 범죄 사실을 인정한 증거가 확보된 상태라 하더라도 합의 과정에서 표현 하나에 따라 역고소의 빌미가 될 수 있으므로, 합의서 문구 작성과 협상 과정 전반에 대해 변호사와 직접 상담을 받으시어 진행하시는 것이 질문자님의 법적 안전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라고 결론지었다.


피해 회복을 위한 정당한 합의가 또 다른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되지 않도록, 전문가의 조력이 절실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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