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딥페이크 만들어 클라우드에…해킹 유포돼도 '유포죄' 될까?
지인 딥페이크 만들어 클라우드에…해킹 유포돼도 '유포죄' 될까?
변호사들 '해킹 입증 시 유포 고의 없어 처벌 불가'…그러나 '제작·소지' 자체는 범죄, '관리 부실' 책임 여지

지인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해 클라우드에 보관하다 해킹으로 유출될 경우, 제작·소지 자체만으로도 중범죄에 해당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클라우드에 숨긴 '지인 딥페이크', 해킹 유출 시 법적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지인의 얼굴로 딥페이크 음란물을 만들어 개인 클라우드에 보관했다가 해킹으로 유포됐다면, 나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전문가들은 해킹 사실을 입증하면 '유포죄'는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제작과 소지 행위 자체만으로도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킹 증명하면 '유포죄'는 면한다"…변호사들 공통된 의견
지인 딥페이크 영상을 클라우드에 보관하다 해킹으로 유포된 사안에 대해 대부분의 변호사는 '유포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유포죄는 영상을 퍼뜨리려는 '고의'가 있어야 성립하는 고의범인데, 해킹 피해자는 유포의 고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가온길 백지은 변호사는 "해킹을 당했다는 증거가 있다면, 유포죄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와 법률사무소 수훈 이진규 변호사 등도 해킹 사실을 입증할 경우 유포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동의했다. 범죄의 구성요건인 '고의성'이 조각(소멸)된다는 취지다.
그러나 '제작'과 '소지'는 별개의 범죄…클라우드는 '시한폭탄'
하지만 유포죄를 피한다고 해서 모든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딥페이크 영상물을 제작하거나 소지한 행위 자체를 독립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에 따르면, 반포할 목적이 없더라도 사람의 얼굴 등을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형태로 가공·합성·편집하는 행위(제작)만으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허위 영상물을 소지·저장·시청하는 행위 역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는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클라우드 저장 행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김 변호사는 "클라우드는 인터넷 기반 서비스이므로, 타인의 접근 가능성이 있는 공간에 저장했다는 점에서 유포의 위험성이 있는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만 보겠다'는 생각으로 클라우드에 올리는 순간, 잠재적 유포 가능성을 스스로 만든 셈이라는 분석이다.
'관리 소홀' 과실 책임… "미필적 고의" 인정될 수도
상황에 따라서는 '유포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유포죄가 성립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로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특히 불법 콘텐츠를 클라우드에 보관했다는 점은 유포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될 수 있어 유포죄 성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킹 위험이 상존하는 클라우드에 민감한 불법 영상물을 보관하면서 '유출되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 법원이 이를 유포의 고의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경고다.
결론적으로 타인의 동의 없이 딥페이크를 제작하는 행위 자체가 중범죄이며, '나만 보겠다'는 생각으로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순간부터 법적 책임은 시작된다는 점을 법조계는 경고하고 있다. 해킹 피해를 주장하더라도, 애초에 범죄의 씨앗을 만든 책임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