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손실' 지인 계좌 운용의 비극…선의냐 사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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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손실' 지인 계좌 운용의 비극…선의냐 사기냐

2026. 06. 30 10:4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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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보장 없다' 계약서에도 피소…법조계 "기망 고의와 영업성이 관건"

지인 계좌 운용으로 80% 손실을 낸 부부가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피소됐다. / AI 생성 이미지

배우자 친구의 아버지를 위해 주식 계좌를 운용해 주다가 80%의 손실을 본 부부가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피소됐다.


이들은 계약서에 원금 보장 약속이 없었고, 투자자가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법조계는 투자자를 속이려는 '기망의 고의'와 대가성·반복성을 특징으로 하는 '영업성'의 인정 여부가 범죄 성립을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믿음이 낳은 비극…80% 손실과 형사 고소


사건은 2024년 2월, 한 부부가 해외에 거주하는 배우자 친구의 아버지 A씨를 위해 주식 및 선물옵션 계좌 운용을 시작하며 발단이 됐다.


그러나 약 2년에 걸친 운용 끝에 계좌는 80%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고, 돈독했던 관계는 산산조각이 났다. 투자자 A씨는 부부가 자신을 속여 투자를 유도하고 추가 자금까지 편취했다며,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형사 고소했다.


피소된 부부 측은 "시작 당시 어떤 영업 행위도 하지 않았고, 투자 수익률 및 원금 보장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습니다"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들은 투자자가 처음부터 고위험 상품인 선물옵션 투자를 인지했고, 계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받아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고 항변했다.


쟁점 1. 사기죄: '속일 의도' 있었나…계약서가 방패 될까


법조계는 사기죄(형법 제347조)의 성립 여부가 '처음부터 속여서 돈을 가로챌 의도(기망의 고의)'가 있었는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법무법인(유한) LKB평산 김정길 변호사는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로 인해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데, 투자자가 계약 내용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투자를 결정하였다면 기망과 착오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원금 보장 약속이 없다는 계약서와 투자자가 직접 계좌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기망 의도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추가 자금 유치' 대목은 별개의 뇌관이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추가 자금 유치 당시 이미 발생한 손실이나 회복 가능성을 숨겼는지가 중요합니다"라며 당시 손실 상황을 투자자에게 정확히 알렸는지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쟁점 2. 자본시장법: 대가 없는 호의도 '무등록 영업' 될 수 있나


사기 혐의와 별개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는 더 까다로운 문제다.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않고 타인의 투자 판단을 일임받아 운용하는 것은 '무등록 투자일임업'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자본시장법 제17조, 제445조). 실제 법원은 등록 없이 투자금을 운용한 행위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을 인정한 바 있다(인천지방법원 2023. 12. 7. 선고 2023고합244 판결).


핵심은 '영업성'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친분 관계로 인해 수수료 등 대가 없이 무상으로 단 1명의 계좌 운용을 도왔다면 영업성이 부정되어, 무혐의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2024년 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약 2년에 이르는 능동적 파생상품 운용은, 1인·무상이라도 계속성 측면에서는 약점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어, 수익배분 등 대가 약정이 없었다는 점의 입증이 자본시장법 방어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지적해, 대가가 없더라도 행위의 반복성이 인정되면 법망에 걸릴 수 있음을 경고했다.


"초기 진술이 운명 가른다"…변호사들 '증거 확보' 한목소리


결국 부부가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는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한 치밀한 법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변호사들은 섣부른 감정적 대응을 경계하며 증거 확보와 진술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수사기관에는 감정적 해명보다 자료 중심으로 대응하는 편이 유리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 역시 "형사 사건은 초기 진술이 절차 전체에 영향을 미치므로 변호인과 진술 내용을 미리 체계적으로 준비해 출석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계약서 원본, 투자자와의 모든 대화 기록, 계좌 입출금 및 거래 내역 등 손실 발생이 기망 행위가 아닌 정상적인 투자 위험의 결과임을 입증할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관된 진술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혐의를 향한 첫걸음이라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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