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402일 만의 결론…'내란 우두머리' 혐의 법정 판단 임박
비상계엄 402일 만의 결론…'내란 우두머리' 혐의 법정 판단 임박
9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군경 수뇌부 결심 공판 진행

재판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이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하는지를 가리는 '본류' 재판이 2026년 1월 9일 종결된다. 비상계엄 선포 후 402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구속기소 된 지 341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9시 20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 수뇌부 7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연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1월 26일 기소 이후 총 42차례의 심리가 진행된 매머드급 재판이다. 법정에는 '체포조' 투입 부대원부터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 핵심 관계자 160여 명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증언했다.
"의원 월담 체포하라"…증언으로 재구성된 6시간의 사실관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관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5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이튿날 새벽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계엄은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됐다. 이후 국회는 같은 달 14일 윤 전 대통령을 탄핵소추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증인 신문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서 월담하는 의원들을 체포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등 군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서는 당시 국회 진입 차단과 의원 체포 시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되었는지가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과정에서 구속취소로 석방되었다가 다시 체포방해 혐의 등으로 재구속되는 과정을 겪었다. 김용현 전 장관 등 군 지휘부는 재판에서 이번 계엄을 '상징적·경고성 계엄'이라 주장하며 내란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폭동'과 '국헌문란'…내란죄 성립 여부 가를 법리 쟁점
법원의 최종 판단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와 후속 조치들이 형법 제87조의 내란죄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에 집중된다. 내란죄는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를 처벌한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판결)는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가 국민에게 위협을 주는 협박행위로서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특히 국회의원 체포 시도와 국회 진입 차단 행위가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을 갖춘 폭동이었는지, 그리고 이것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수행되었는지가 핵심이다.
또한 내란죄의 종료 시점에 대해 판례는 비상계엄이 해제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되었다는 점이 과거 5·18 내란 사건 등과 비교했을 때 양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변수다.
사형·무기징역 규정된 내란죄…법정형과 향후 전망
형법 제87조 제1호에 따르면 내란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모의에 참여하거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과거 12·12 군사반란 및 5·18 내란 사건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노태우 전 대통령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서울고등법원 1996. 12. 16. 선고 96노1892 판결).
법원은 이번 사건에서도 피고인들의 역할과 지위, 범행의 적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다. 특히 대규모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현직 대통령에 의한 헌정질서 파괴 시도라는 중대성이 형량 결정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결심 공판 이후 재판부는 특검팀의 구형과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을 토대로 최종 선고일을 지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