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자격 인정…"사실혼과 같은 생활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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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자격 인정…"사실혼과 같은 생활공동체"

2023. 02. 21 15:53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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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부부, 건보공단에 '피부양자 자격 인정' 소송

1심 패소 판결⋯"남녀 간 결합만 혼인"

2심, 1심 판결 뒤집고 원고 승소

동성 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는 '혼인은 남녀 간의 결합'이라며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연합뉴스

동성 부부라는 이유로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 자격을 박탈한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항소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1일 서울고법 행정1-3부(재판장 이승한·심준보·김종호 부장판사)는 소성욱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소씨) 승소 판결했다.


​​이는 '혼인은 남녀 간의 결합'이라며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2심 재판부는 "동성 결합은 사실혼 관계가 아니다"라면서도 "합리적 이유 없이 사실혼 배우자와 차별해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한 것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건보공단, 피부양자 자격 인정했다가 박탈

소성욱씨는 지난 2019년 동성 연인 김용민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지난 2020년 2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인 배우자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됐다. 당시 건보공단에 피부양자 자격이 되는지 문의한 결과,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배우자는 재산과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면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고, 보험료가 면제된다. 이는 사실혼 관계일 경우에도 인정된다.


그런데 같은 해 10월, 건보공단은 소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하고 보험료를 부과했다. 동성혼은 법률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소씨가 피부양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에 소씨는 '실질적 혼인관계인데도 단지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부당한 차별'이라고 판단했고, 지난 2021년 2월 건보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 " 피부양자 자격 차별하는 건,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

1심은 소성욱씨의 패소였다. 지난해 1월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 부장판사)는 "혼인이란 민법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 그리고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을 보더라도 여전히 남녀의 결합을 그 근본 요소로 한다고 판단된다"며 "동성 간의 결합까지 확장해 해석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했다.


동성 커플을 사실혼 관계로 보기 어려우며, 이에 따라 소씨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입법이 없는 상태에서 동성 간 혼인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21일 2심 재판부도 헌법,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 등을 근거로 "현행법령의 해석론적으로 소씨와 김씨 사이에 사실혼 관계가 인정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둘을 사실혼 관계로 인정하지 못하더라도,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차별하는 건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두 집단은 사실혼 배우자와 동성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사실혼과 같은 생활공동체 관계에 있는 사람'"이라며 "건강보험은 소득이나 재산 없이 피보험자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피부양자로 인정해 수급권을 인정할 필요성이 있고 여기에 피부양자 제도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경제적 의존도를 우선 고려해야 하며 이런 기준이 피부양자 제도의 취지에 더 합치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건보공단에 대해선 "사실혼 배우자와 동성결합 상대방이 본질적으로 동일하지 않다는 주장만 반복할 뿐, 이 사건 차별 대우를 정당화하는 합리적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주장·입증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자를 달리 취급할 합리적 이유에 대한 설명을 찾을 수 없는 만큼, 이 사건 차별 대우는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는 자의적 차별로 인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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