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무혐의' 두 번 외쳤지만…검찰의 '재수사' 지시, 왜?
경찰 '무혐의' 두 번 외쳤지만…검찰의 '재수사' 지시, 왜?
"기소 신호, 위험하다" 전직 검사 경고…법조계 시각차 팽팽

A씨가 업무상횡령 혐의로 경찰에서 두 차례 '혐의 없음' 판단을 받았으나, 검찰이 보완수사를 연이어 요구했다./ AI 생성 이미지
업무상횡령 혐의로 경찰에서 두 차례나 '혐의 없음' 판단을 받았지만, 검찰이 연이어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법조계에서는 검사 출신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기소 가능성이 높아진 위험 신호"라는 경고가 나오는 반면,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는 신중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검찰의 칼끝은 과연 어디로 향할까.
경찰의 두 번의 '불송치', 검찰의 연이은 '제동'
중고폰 위탁판매 업무와 관련해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A씨. 그는 경찰 조사에서 고객 소유의 중고폰을 다룬 운영 정황, 정산서 공개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한 녹취, 계약서 원본을 받지 못한 사실 등 자신의 억울함을 증명할 객관적 자료들을 다수 제출했다.
경찰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두 차례나 '혐의 없음(불송치)'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은 그때마다 "다시 살펴보라"며 사건을 경찰로 되돌려보냈다.
특히 고소인이 노동청에서는 A씨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면서도, 형사 고소에서는 '위탁관계'를 주장하는 모순된 태도를 보인 점도 사건의 주요 쟁점이다.
"기소 염두에 둔 위험 신호"…전직 검사들의 경고
검사의 반복된 보완수사 요구를 두고 법조계, 특히 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위험 신호'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검사 출신인 송승환 변호사(솔루젠 법률사무소)는 "검사가 2회에 걸쳐 보완수사요구를 했다는 것은 검사가 볼때는 혐의가 인정된다고 일응 판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라며 "지금 위험한 상황입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조선규 변호사(법무법인 유안) 역시 "이는 검사가 경찰의 법리 판단(특히 '보관자 지위' 불인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기소를 염두에 두고 사건을 직접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입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재용 변호사(JY법률사무소) 또한 "경찰의 거듭된 불송치 의견에도 검사가 재보완수사를 명령한 것은 검찰 측에서 유죄 성립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다는 강력한 시그널입니다"라고 평가하며 위기론에 힘을 보탰다.
"단정은 금물, 유리한 사정"…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반면, 기소 가능성을 단정하기 이르다는 신중론도 팽팽하다. 허은석 변호사(법무법인 한별)는 "기소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는 단순 사실 다툼이 아니라 법리 구성 싸움으로 전환된 단계입니다"라고 분석했다.
김연주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도 "반복 불송치 의견은 피의자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작용할 수 있어, 곧바로 기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라고 짚었다.
강민기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한발 더 나아가 "이것이 곧바로 기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검사가 고소인의 이의제기에 대해 충분한 검토 없이 기각하기 부담스러워 추가 자료를 확보하려는 측면도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핵심 쟁점 '보관자 지위', 법리 싸움의 향방은?
결국 이 사건의 향방은 횡령죄의 핵심 요건인 '보관자 지위' 인정 여부에 달렸다.
검찰은 "근로자성과 관계없이 위탁판매계약에 따른 보관자 지위를 넓게 인정할 수 있지 않느냐"는 취지로 법리적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가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율)는 "단순히 계약서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보관자 지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운영 구조·정산 방식·자금 귀속 형태가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의 '무혐의' 판단과 검찰의 '기소 의지'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A씨가 치열한 법리 싸움에서 어떤 결과를 맞게 될지 법조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