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안에 갚으라"며 돈 빌려준 친구의 사망…그 자녀들은 "당장 갚아라"라고 하는데
"3년 안에 갚으라"며 돈 빌려준 친구의 사망…그 자녀들은 "당장 갚아라"라고 하는데

돈을 빌려준 친구의 갑작스러운 사망. 그런데 그의 자녀들이 "돈을 당장 갚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친구는 생전에 "3년 안에 갚으라"고 말했던 상황.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셔터스톡
A씨는 지난해 30년 지기 친구로부터 돈을 빌렸다. 고맙게도 친구 B씨는 이자도 받지 않았고, "3년 안에만 갚으라"고 말했을 뿐이다. 친구가 자신을 믿고 빌려준 것이라 차용증도 쓰지 않았다.
그런데 그 친구가 지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는 B씨의 자녀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빌려 간 돈을 갚아줬으면 좋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돌려주고 싶지만, 그럴 형편이 됐다면 애초에 돈을 빌리지도 않았을 터.
하지만 B씨의 자녀는 "즉시 돈을 갚지 않으면 소송을 하겠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에게 물어봤다.
사안을 살펴 본 변호사들은 "친구가 돈을 빌려줄 때 3년 안에 갚으라"고 했다는 A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 날까지 갚으면 된다고 봤다.
'변호사 김은성 법률사무소'의 김은성 변호사는 "상속은 상속인이 피상속인 사망 당시의 권리와 의무를 그대로 승계하는 것(포괄승계)"이라며 "따라서 기존의 조건대로 돈을 갚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한장헌 변호사도 위와 비슷한 의견을 보이며 "A씨는 기존 약정 내용대로 3년 기한이 도래할 때 갚으면 된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로플의 황수호 변호사도 "상속은 포괄승계이므로, 채권 내용도 동일하게 상속 된다"고 말했다. 이어 "B씨의 자녀(상속인)가 A씨를 상대로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의 경우, 소송을 제기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할 게 크게 3가지다. ①금전소비대차계약(대여일, 대여금액, 이자) 체결 사실 ②금전 지급 사실 ③변제기(돈을 갚을 시기) 등이다. 이에 B씨의 자녀 입장에서는 A씨와 B씨 사이의 금전 거래가 '3년 상환'이 아닌 점을 증명해야 하는 데, 구두로 이뤄진 이상 입증이 어려울 것이란 취지다.
다만, 이는 A씨에게도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3년 상환'은 상대방도 입증하기 쉽지 않지만 A씨 역시 B씨가 생전에 이점을 약속했다는 점을 증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민사소송에서 입증 책임은 기본적으로 원고(이 경우 B씨의 자녀) 측에 있지만, 양측의 의견이 다르기에 A씨 역시 일부분 방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한림의 형장우 변호사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형 변호사는 "A씨가 3년 상환을 입증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듯하다"며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기한(갚는 날짜)이 없는 채무'로 볼 수 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경우, 돈을 빌려준 사람이 일정 기간을 두고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면 돈을 빌려 간 사람은 갚아야 한다.
따라서, A씨가 '3년 상환' 부분에 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법적으로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