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걱정 말라’ 3번 약속…검사는 하루 만에 뒤집었다
경찰은 ‘걱정 말라’ 3번 약속…검사는 하루 만에 뒤집었다
경찰의 ‘두 번 불송치’에도…검사의 ‘재수사요청’, 기소는 가능한가

경찰의 '혐의 없음'과 검찰의 '재수사' 사이에서 A씨의 피 말리는 기다림이 시작됐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경찰의 '혐의없음' 두 번, 검사의 '재수사' 한 번...엇갈린 판단에 피 말리는 시민
“다시 혐의없음으로 할 것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담당 경찰관의 확신에 찬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지만, A씨의 하루는 지옥과 천국을 오가고 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 혐의로 경찰에서만 두 번의 '혐의없음' 판단을 받았음에도, 검찰의 칼날은 여전히 그의 목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재차 '불송치(경찰이 수사 후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는 결정)' 의견을 냈다. 길고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은 단 하루 만에 절망으로 바뀌었다. 새로 부임한 담당 검사가 불송치 기록을 검토한 지 하루 만에 '재수사요청(검사가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해 다시 수사하라고 요구하는 것)' 도장을 찍은 것이다. 경찰의 약속과 검사의 권한 사이, A씨의 피 말리는 기다림이 다시 시작됐다.
경찰의 두 번 ‘혐의없음’, 검사는 뒤집을 수 있나
A씨의 가장 큰 불안은 ‘경찰의 2차 불송치 결정에도 불구하고 기소될 수 있는가’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의 판단과 별개로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권한은 검사에게 있기 때문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검사에게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다시 수사하라고 돌려보낼 수 있는 '재수사요청권'을 부여한다. 경찰의 ‘혐의없음’ 의견은 참고사항일 뿐, 검사를 법적으로 구속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장휘일 변호사는 “경찰이 두 차례 불송치 결정을 내렸어도 검사가 사건을 기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루 만의 재수사요청, ‘기소 의지’ 신호탄인가
그렇다면 검사는 왜 경찰의 판단을 뒤집고 재수사를 요청했을까. 전문가들은 이를 ‘기소 의지’의 강력한 신호로 해석한다. 특히 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검찰의 움직임을 예사롭지 않게 봤다.
검사 출신인 서아람 변호사는 “재수사요청 자체가 검찰에서는 혐의가 있는 쪽으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라며 “최종 결정권은 검찰에 있으므로 검사실의 기소 의지가 확고하다면 기소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안영림 변호사 역시 “검사가 재수사요청까지 하였다면 기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결국 경찰이 A씨에게 몇 번을 ‘걱정 말라’고 했더라도, 사건의 키는 처음부터 검사가 쥐고 있었던 셈이다. 특히 담당 검사 교체 직후 하루 만에 재수사요청이 이뤄진 점은, 검찰이 이 사건의 법리나 사실관계를 경찰과 다르게 보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두 번의 불송치에도 안심은 금물…A씨의 대응 전략은?
물론 실무적으로 경찰이 두 번이나 ‘혐의없음’ 의견을 낸 사건을 검사가 특별한 이유 없이 기소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의견도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경찰이 두 번째 조사에서도 불송치 의견을 냈다면, 검사가 특별한 사유 없이 기소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기소 가능성이 열려 있는 이상, A씨는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말만 믿고 기다리기보다, 검찰의 최종 처분이 나올 때까지 법리적 주장을 보강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동훈 변호사는 “본 건과 관련된 자료와 사실관계를 꼼꼼히 정리하여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의견서 등을 보강하고, 추가 소환 조사 시 진술을 명확히 준비하여 수사기관의 판단에 혼선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혐의없음’ 약속과 검찰의 ‘기소 의지’ 사이, A씨의 기나긴 기다림은 법의 최종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