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면 쏜다” 전기충격기 호신? 변호사들 “절대 안돼, 특수상해죄”
“만지면 쏜다” 전기충격기 호신? 변호사들 “절대 안돼, 특수상해죄”
불쾌한 스킨십 막으려다 범죄자 될 수도…정당방위 인정 어려워

원치 않는 신체 접촉에 전기충격기를 쓰면 '특수상해'죄가 될 수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저를 지키기 위한 방법인데 사용 전부터 이런걸 미리 알아보고 조심해야한다는 게 씁쓸합니다.” 원치 않는 신체 접촉에 시달리다 결국 호신용 전기충격기를 구매한 한 여성의 절박한 질문이다.
‘예민하다’는 핀잔 속에 홀로 자신을 지키려다 오히려 가해자로 몰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 법률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위험한 발상’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불쾌한 손길을 피하려다 ‘특수상해’ 전과자가 될 수 있는 아찔한 현실과 진짜 자신을 지키는 법적 대응책을 짚어본다.
“화도 못 내고 저만 미쳐가요”…한 여성의 절박한 질문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글을 올린 A씨는 최근 몇 년간 겪은 고통을 털어놨다. 그녀는 “친하지도 않은데(솔직히 친하다고 해도 제가 허락한 상황 아니면 스킨십 싫어요) 자꾸 불필요한 스킨십(머리 쓰다듬기, 어깨 감싸기, 허벅지에 손올리기 등) 을 너무너무 많이합니다”라고 밝혔다.
화를 내면 도리어 “왜 이렇게 예민하냐”는 반응이 돌아왔고, 뭐라고 말할 틈도 없이 이뤄지는 스킨십에 A씨는 “저만 미쳐가서 결국은 호신용 전기충격기 하나 구매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전기충격기를 사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사용 전 미리 경고해야 하는지를 물으며 “참 저를 지키기 위한 방법인데 사용전부터 이런걸 미리 알아보고 조심해야한다는게 씁쓸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큰일 납니다, 특수상해죄입니다”…변호사들의 만장일치 ‘레드카드’
A씨의 절박한 질문에 변호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단호하게 ‘절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이로 소속 김수한 변호사는 “그렇게 사용하면 큰일 납니다. 특수상해죄입니다”라고 직설적으로 경고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 역시 “사용하면 특수폭행 내지 특수상해에 해당합니다”라고 못 박았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송재빈 변호사도 “전기충격기를 사용시 특수폭행 내지 특수상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수훈 이진규 변호사 또한 같은 취지로 조언했다. 전기충격기는 법적으로 ‘위험한 물건’으로 분류돼, 이를 사람에게 사용하는 순간 상대방의 잘못과는 별개로 사용자가 ‘특수’ 범죄의 피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신용품은 정당방위?…“법적 공방 각오해야”
그렇다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위, 즉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수는 없을까? 이 문제에 대해 경찰 수사 전문가인 송재빈 변호사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상대의 원치 않는 스킨십에 대응한 정당방위를 주장할 수 있으나, 인정 여부에 대해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정당방위의 성립 요건을 매우 까다롭게 보기 때문이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정당방위가 인정되려면 방어 행위가 침해 행위의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전기충격기를 단순 신체 접촉에 사용하는 것은 방어 수단으로서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과잉방위’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자신을 지키려다 상해죄 등으로 되려 처벌받을 위험이 훨씬 큰 셈이다.
전기충격기 대신 ‘강제추행 고소’가 정답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해법은 위험천만한 물리적 대응이 아닌,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가해자의 책임을 묻는 ‘강제추행’ 고소다.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모든 신체 접촉은 그 자체로 ‘폭행’이며, 성적 수치심까지 유발했다면 명백한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 이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자기보호 방법이다.
송재빈 변호사는 “상대측의 원치 않는 스킨십에는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그 후에도 계속되는 경우 법률전문가에 상의하여 고소 등 형사절차를 진행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형사사건의 경우 경찰수사 초기단계에서 수사방향과 수사관의 심증이 형성된 이후에는 변경이 어렵다”며, 신속히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증거를 바탕으로 초기 수사 단계부터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불쾌한 손길은 더 이상 참아야 할 무례가 아닌, 법의 심판대에 올려야 할 범죄 행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