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사실혼?" 1.4억 뜯기고 성폭행…가해자 '황당 방패'에 법조계 일침
"이게 사실혼?" 1.4억 뜯기고 성폭행…가해자 '황당 방패'에 법조계 일침
사기·강요 고소에 '사실혼' 주장…전문가들 "범죄 면죄부 안돼, 재정신청 해야"

1.4억 원 갈취 및 성폭력 피해를 입고 가해자의 '사실혼' 주장으로 불기소된 여성에게, 전문가들은 사실혼이라도 범죄의 방패가 될 수 없다며 '재정신청'으로 다툴 것을 권고했다. / AI 생성 이미지
18세 연상 남성에게 1억 4천만 원을 갈취당하고 성폭력까지 당했다며 고소한 여성이 가해자의 '사실혼' 주장에 막혀 수사기관으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법조계는 “일방적 착취는 사실혼이 아니며, 설령 사실혼이라도 범죄의 방패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검사의 처분에 불복해 법원의 직접 판단을 구하는 ‘재정신청’을 통해 끝까지 다퉈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수강도 전과자와 동거, 이게 사실혼입니까?"
사기, 강요, 성폭행 혐의로 남성을 고소한 A씨는 망연자실했다. 수사기관이 가해자의 ‘사실혼 관계였다’는 주장만 믿고 불기소 처분을 내렸고, 항고마저 기각됐기 때문이다.
A씨는 "항고까지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혼이라는 틀에 묶여 있습니다. 본인 불리할땐 사실혼이라 주장하고 진짜 처벌받을것 같으면 막연히 '돈갚겠다'고 뻔뻔하게 나오는데, 가해자의 일방적 주장만 믿고 불기소처분을 내린 것 같아 화가 납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피해 금액은 어머니에게서 나온 돈을 포함해 현금만 1억 4천만 원이 넘는다. 그녀는 "저희 집안 식구들과 제 친구들은 모르고, 일방적으로 자기가족과 주변에만 '와이프'라고 하면 되는 사실혼도 있나요?"라며, "특수강도 강간 전과가 있는 친구를 데려와 동거시켜 떨게 만드는 것도 사실혼인가요?"라고 절규했다.
A씨의 호소는 이것이 평등한 부부관계가 아닌, 공포와 착취로 얼룩진 지배관계였음을 시사한다.
법조계, "일방적 착취 관계, 사실혼 아냐"
법조계 전문가들은 ‘사실혼’이 가해자의 주장처럼 간단히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사실혼은 상대가 주변에 '와이프'라고 불렀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당사자 쌍방에게 혼인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 부부 공동 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 역시 "특히 피해금이 크고, 가족이나 지인에게는 숨긴 채 상대방 주변에만 배우자처럼 소개한 사정은 오히려 진정한 혼인관계가 아니었다는 반박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즉, A씨의 사례처럼 한쪽 가족에게만 관계를 알리고, 18살의 나이 차 속에 경제적 부담을 한쪽에 떠넘겼으며, 위협적인 인물까지 동원된 관계는 부부공동체가 아닌 ‘경제적 착취와 공포에 의한 지배관계’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사실혼은 범죄 방패 안돼"…뒤집을 열쇠 '재정신청'
전문가들은 설령 사실혼 관계가 인정되더라도, 이것이 사기나 성폭행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정묵 변호사는 “대법원도 부부 사이에 동거의무가 있더라도 폭행·협박으로 강요된 성관계를 감내할 의무는 없다고 봅니다”라고 설명했다.
재산 범죄 역시 마찬가지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재산범죄에서 친족상도례가 문제되는 경우라도, 형법상 친족상도례의 ‘배우자’는 법률혼 배우자이고 사실혼은 포함되지 않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즉, 사실혼 관계를 내세워 사기죄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 A씨에게 남은 길은 법원의 직접 판단을 구하는 ‘재정신청’이다. 법무법인 해든 김성돈 변호사는 “항고기각 결정을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재정신청 기한을 즉시 확인하시고, 법적 대응을 강행하시길 강력히 권고드립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편율 신상의 변호사 역시 민사 소송을 병행할 수 있다며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