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71 동생의 6천만원은 누가 삼켰나…'준사기죄' 철퇴는 가능할까
IQ 71 동생의 6천만원은 누가 삼켰나…'준사기죄' 철퇴는 가능할까
장애등급 없어도 '심신미약' 인정이 관건…증거인멸 혐의는 '가중처벌' 요소

IQ 71로 판단능력이 부족한 A씨가 전재산인 6천만원을 편취 당했다. 가해자를 준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지능지수 71 동생의 전 재산 6천만원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지능지수(IQ) 71. 장애 등급은 없지만, 사회의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동생의 전 재산 6천만원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겉보기엔 멀쩡하다는 이유로 법의 보호망 밖에 놓여 있던 한 청년의 취약점을 노린 잔혹한 범죄에 대해, 과연 법의 심판은 가능할까. 한 가족의 절박한 사연이 법조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장애인 아니라서 보호 못 받나요?…'준사기죄'라는 희망의 불씨
이번 사건의 심장은 형법 제348조 '준사기죄'에 있다. 이 조항은 상대방의 '심신장애' 상태를 이용해 재산을 빼앗는 행위를 처벌한다. 핵심은 공식 장애 등급이 없는 동생을 법원이 '심신미약(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으로 인정해 줄 수 있느냐다.
변호사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법무법인 쉴드 임현수 변호사는 "준사기죄 판례를 보면, 반드시 정신장애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도 인지능력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 증명되면 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의 심리평가 결과, 과거 공익근무요원 판정 기록, 그리고 "아이가 사리판단이 많이 부족하다"는 주변 사람들의 일관된 진술이 바로 그를 심신미약 상태로 증명할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법정에서 피해자의 판단 능력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가해자가 이를 알고 악용했는지를 입증하는 치열한 싸움이 예고된다.
휴대폰까지 박살 낸 대담함…'괘씸죄' 더해 형량 무거워진다
가해자의 범행은 돈을 가로채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범행 후 동생의 휴대폰을 초기화하고 파손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이는 단순 사기를 넘어 법적 책임을 눈덩이처럼 불릴 결정적 '자충수'가 될 전망이다.
법무법인 베테랑 김재헌 변호사는 "핸드폰을 초기화하고 파손한 행위는 명백한 증거 인멸 시도"라며 "의도적으로 증거를 없애려 했다면 사기죄와 별도로 가중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법무법인 의담 박상우 변호사 역시 "증거인멸죄는 물론, 협박이나 강요가 있었다면 강요죄까지 추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의 사기 범죄에 증거인멸죄와 재물손괴죄까지 더해져 '경합범 가중처벌'로 형량이 훨씬 무거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계좌이체 흔적 없는 6천만원…'CCTV와 통화기록'이 진실을 말한다
가장 큰 난관은 6천만원이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으로 건네졌다는 점이다. 명확한 물증이 없어 피해 사실 입증이 까다로워 보이지만, 변호사들은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말한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흩어진 퍼즐 조각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생의 계좌에서 특정 시점에 거액의 현금이 인출된 기록, 돈을 찾던 당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CCTV 영상, 가해자와 만남 전후의 통화 및 문자 기록, 그리고 가해자의 갑작스러운 재산 증가 등을 촘촘하게 엮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직접적인 이체 내역은 없지만, 흩어진 정황 증거들이 하나의 화살표처럼 가해자를 가리키도록 만드는 것. 이제 그 진실을 향한 고된 추적이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