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퍼부은 손님 고소한 직원⋯고소 취하 안 하면 자르겠다는 사장
욕설 퍼부은 손님 고소한 직원⋯고소 취하 안 하면 자르겠다는 사장
'사과 강요'와 '고소 취하 요구' 모두 부당⋯노동청 신고 가능
사직을 강요할 시 부당해고에도 해당⋯'근로자 보호' 사업주 의무 위반이기도

며칠 전 한 손님으로부터 심한 욕을 들은 A씨는 손님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그런데 사장은 자신의 편이 되어주지는 못할망정 A씨에게 이해되지 않는 요구를 한다. /셔터스톡
A씨는 며칠 전 한 손님으로부터 듣지도 보지도 못한 욕을 들었다. 영업시간이 끝나 "마감했다"고 알려주었고, 그래도 나가지 않자 한 차례 더 얘기했을 뿐이었다. 이후 갑자기 손님이 A씨에게 "씨X" "미X" 등 욕설을 퍼부었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다.
자신이 부당한 일을 겪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손님을 모욕죄로 고소한 A씨. 그런데 사장은 자신의 편이 되어주지는 못할망정 A씨에게 이해되지 않는 요구를 했다.
무조건 손님에게 사과하고, 고소를 취하하고, 본사에서 직원교육을 다시 받는 등 3가지를 이행토록 주문한 것이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사장은 만약 A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권고사직'을 시키겠다고 했다.
일단 변호사들은 사장이 요구하는 사과와 고소 취하, 그리고 권고사직 등은 모두 부당하다고 봤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공개된 장소에서 손님이 A씨에게 욕을 하고, 이 일로 경찰까지 출동했다면 모욕죄로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에 덧붙여 "A씨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손님에게 사과하고 고소를 취하하도록 사장이 요구한 것은 사용자 부당 행위로, 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안심의 강문혁 변호사도 "A씨가 손님에게 사과하고 고소를 취하할 의무가 전혀 없다"며 "(따르지 않을 경우) 권고사직시키겠다는 사장의 말 또한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방정환 변호사 역시 "사직을 강요하거나 해고를 하면 부당해고로 다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 역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가 일하고 있는 가게 사장은 별도로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소지가 짙다. 이 법 제41조는 사업주의 특별한 의무를 하나 규정하고 있는데,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조치'다.
이에 따르면 사업주는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근로자를 고객의 폭언⋅폭행으로부터 보호할 의무를 가질 뿐 아니라 예방 의무까지 갖는다. 이에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을 넘어서서 A씨의 사장처럼 불리한 처우를 강요했다가는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