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키스는 죄가 아니다? '고의 없음' 무죄 판결에 법조계 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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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키스는 죄가 아니다? '고의 없음' 무죄 판결에 법조계 격론

2025. 09. 15 09:4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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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동의 착각" 강제키스 무죄…변호인단 "명백한 고의" 항소심, 폭행·고의성 입증에 총력

A씨가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학교 선배 B씨로 부터 강제 키스를 당했다./셔터스톡

초면에 강제로 한 키스가 무죄라는 충격적 판결이 법조계에 불을 붙였다.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학교 선배 B씨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당한 A씨. 그녀는 가해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는 소식에 망연자실 했다. 힘으로 제압 당한 명백한 범죄에 '고의가 없었다'는 법원의 판단은 상식과 법 감정의 괴리를 드러내며 뜨거운 논쟁을 촉발했다.


사건은 평범한 술자리에서 시작됐다. B씨는 학교 선배라는 지위를 이용해 A씨에게 접근했고, 대화는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했다. A씨는 "B씨가 현격한 체급 차이를 이용해 저를 힘으로 제압한 상태에서 강제로 키스했다"고 진술했다. 그녀가 힘으로 제압 당했다고 호소했음에도, 1심 법정의 문턱은 높았다.



"힘으로 눌렀는데 고의가 없다?"…상식을 뒤엎은 1심 판결


1심 재판부는 B씨가 A씨에게 강제로 신체 접촉을 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B씨에게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강제추행죄(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하는 범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에게 자신의 행위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인식, 즉 '추행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B씨가 술에 취해 있었고, 피해자가 동의했다고 '착각'했다는 피고인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정향 김연수 변호사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동의를 받았다고 착각한 경우 고의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고, 이 때문에 1심에서 무죄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법의 엄격한 잣대가 피해자의 눈물과는 다른 결론을 내놓은 셈이다.


"명백한 증거"…법조계, '고의' 해석에 강한 의문 제기


하지만 법조계는 1심 판결에 강한 의문을 쏟아냈다.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변호사는 "체급 차이로 일면식도 없는 상대방에게 강제로 키스를 한 것을 고의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 역시 "상대방의 행위는 강제추행에 해당될 것으로 사료된다"며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고의'의 의미를 너무 좁게 해석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강제추행죄의 고의는 치밀한 계획이 아니라, 힘으로 제압하여(폭행) 원하지 않는 키스(추행)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면서도 행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초면이라는 점, 힘으로 제압했다는 점, '키스'라는 행위의 명백한 성적 의미를 고려하면 추행의 고의가 명백하다는 지적이다.


"항소심서 뒤집힐 것"…승소를 위한 '필승 전략'은?


결국 쟁점은 항소심에서 1심의 판단을 뒤집고 B씨의 '고의'를 입증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2심에서는 사실오인(1심이 사실관계를 잘못 판단함) 및 법리오해(법리를 잘못 해석함)를 이유로 고의와 폭행성을 다시 인정받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피해자가 사건 당시 느낀 위력과 강제성, B씨의 행위 전후 정황 등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강제추행죄의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를 완전히 억압할 정도가 아니더라도,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물리적 힘)의 행사가 있다면 그 힘의 크기와 상관없이 인정된다. A씨가 '체급 차이로 제압당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부분이 항소심의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


변호사들은 피해자가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대섭 변호사는 "1심 판결을 받고 느낀 억울함과 정신적 고통, 사건 당시의 폭력성을 상세히 담은 '엄벌 탄원서'를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심 법정에서 좌절된 정의가 항소심에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사법부의 다음 판단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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