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도망치다 사망한 여성…가해 남성의 형량은 왜 절반으로 줄었나
모텔서 도망치다 사망한 여성…가해 남성의 형량은 왜 절반으로 줄었나
도망가려다 모텔 계단에서 굴러…끝내 사망
1심 징역 10년 → 2심 징역 5년

모텔로 억지로 끌고 들어가는 남성을 피해 달아나려던 여성이 계단에서 넘어져 사망한 사건. 이와 관련해 가해 남성이 항소심에서 원심 형량의 절반인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모텔에 억지로 끌고 가는 남성을 피해 도망가다 계단에서 넘어져 숨진 여성. 이 사건과 관련해 가해 남성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절반으로 줄었다.
14일, 부산고법 울산제1형사부(재판장 박해빈 부장판사)는 강간치사와 감금치사,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울산의 한 스크린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며 알게 된 여성 고객 B씨를 불러내 술을 마셨다. 이후 A씨는 술에 취한 B씨를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길을 걷다가 함께 택시를 탔다. 택시 안에서 A씨는 B씨가 거부하는데도 신체적 접촉을 했고, 이 모습은 차 내부 블랙박스에도 담겼다.
이후 A씨는 모텔촌에서 함께 내린 B씨를 모텔 쪽으로 데려갔다. 검찰이 확보한 CC(폐쇄회로)TV 영상에 따르면, B씨는 모텔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버티면서 도망가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 A씨가 B씨를 모텔로 끌고 들어갔고, 카운터 앞에서도 실랑이가 벌어졌다.
그러다 B씨는 A씨를 피해 재차 도망가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현관문 옆에 있는 계단으로 굴러떨어졌다. 이후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판정을 받고 얼마 뒤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강간치사와 감금치사, 준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 A씨는 성폭행 의도가 없었고, B씨의 사망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이 사건 발생 전까지 둘이서 술을 마시거나 교제한 사실은 없다"며 "피고인은 사건 당일 만취 상태인 B씨가 자신에게서 벗어나려다가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을 것이다"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5년으로 감형했다. 피해자 측과 합의한 점 등이 고려되면서였다.
2심을 맡은 박해빈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소중한 생명을 잃고, 유족들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부장판사는 "피해자의 사망이 피고인의 직접적 폭력에 의한 게 아닌 도망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점과 유족들과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배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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