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직업·가족 전부 거짓…‘사기꾼 남편’에 내 권리를 묻다
학력·직업·가족 전부 거짓…‘사기꾼 남편’에 내 권리를 묻다
사실혼 파탄 후 반드시 챙겨야 할 세 가지 권리와 ‘소멸시효’라는 함정

결혼 약속한 남자의 신상이 거짓이고 폭행당한 경우, 사실혼 관계라도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또 사기를 당해 책임질 식구가 생겼다”는 한 여성의 절규. 결혼을 약속하고 아이까지 낳았지만, 함께 살았던 남자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다른 여자의 존재는 물론, 학력, 직업, 가족 등 신상 전부가 조작된 정보였다. 반복된 폭행과 유흥업소 출입은 혼란을 가중시켰다.
혼인신고도 못한 채 관계가 파탄 난 후, 피해자는 어떤 법적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놓쳐서는 안 될 핵심 권리들을 짚어봤다.
출산 후 알게 된 남편의 민낯…“두려움과 공포”
A씨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 것은 아이를 낳은 직후였다.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는 교제 시작부터 다른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였고, A씨가 출산한 뒤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남자의 학력, 직업, 거주지, 심지어 부모님의 직업까지 모든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수차례 폭행을 당했고, 그는 이로 인해 사회봉사 처분을 받은 전력까지 있었다.
이미 큰 아이를 홀로 키우던 미혼모였던 A씨는 “또 사기를 당해 책임질 식구가 생겼고, 글에 다 적지 못한 많은 두려움과 공포가 있습니다”라며 절망적인 심경을 토로했다.
위자료·재산분할·양육비…법이 보장하는 당신의 권리
변호사들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A씨가 법적으로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두 사람이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추었다면 ‘사실혼 관계’로 인정돼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비 청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상대방의 기망 행위(신분 위조)와 폭행 및 유흥업소 출입은 사실혼 파탄의 결정적인 귀책 사유입니다”라고 단언했다. 상대의 거짓말과 폭력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할 명백한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함께 살며 이룬 재산을 나누는 ‘재산분할’ 역시 중요한 권리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사실혼 기간동안 형성한 공동재산에 대해 재산분할을 청구 할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의 경우 사실혼 파기에 대한 책임과는 별개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관계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든, 공동 재산은 기여도에 따라 나눌 수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자녀에 대한 양육비는 법적 부모의 당연한 의무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상태에서 출생한 자녀이므로, 상대방이 스스로 자녀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법원에 인지청구를 제기하여 부자 관계를 먼저 법적으로 확정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인지 판결이 확정되면 과거와 장래의 양육비를 모두 청구할 수 있다.
권리에도 유효기간이 있다…‘2년과 3년’의 함정
이처럼 강력한 법적 권리도 행사하지 않으면 사라질 수 있다. 바로 ‘소멸시효’ 때문이다. 사실혼 관계가 끝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송을 제기해도 권리를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법무법인 온조 박은주 변호사는 이 점을 분명히 하며 “사실혼 관계를 청산 한 후로(즉, 헤어진 후)부터 위자료는 3년, 재산분할은 2년 이내로 청구하셔야 합니다”라고 경고했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는 3년, 함께 모은 재산을 나누는 재산분할은 2년이라는 ‘유효기간’이 있는 셈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잘못으로 관계가 파탄 났다면 망설이다가 권리를 잃지 않도록 신속하게 법적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
소송의 첫걸음, ‘증거 확보’와 ‘법률 지원’ 활용하기
소송을 결심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증거 확보 측면에서는 폭행 사회봉사 기록, 상대방의 허위 고지 관련 문자나 메시지, 유흥업소 관련 증거들을 최대한 정리해 두시는 것이 소송에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폭행 기록, 거짓말이 담긴 대화 내용, 공동 생활비 이체 내역 등이 모두 상대의 책임을 입증하고 나의 권리를 지킬 무기가 된다.
변호사 선임 비용이 부담된다면 국가 지원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법과 관련하여 대한법률구조공단 132에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소득 기준에 따라 무료 또는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변호사 지원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라고 안내했다.
고통 속에서 홀로 모든 것을 감당하려 하기보다, 법률 전문가와 국가 제도의 도움을 받아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되찾는 용기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