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성 바꿔주는 대신 양육비 평생 안 낸다" 아빠의 제안, 법적 효력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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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성 바꿔주는 대신 양육비 평생 안 낸다" 아빠의 제안, 법적 효력 있을까?

2026. 07. 06 09:3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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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양육비는 자녀의 권리, 부모간 거래 대상 아냐…합의해도 무효될 수도"

자녀의 성·본 변경을 조건으로 한 양육비 포기 합의는 법적 효력이 없다. / AI 생성 이미지

아내와 협의이혼을 논의하던 A씨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아내가 원하는 대로 자녀의 성(姓)과 본(本)을 바꿔 주는 대신, 자신은 평생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면접교섭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 조건을 아내가 받아들이면, 깔끔하게 이혼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까?


'자녀 성 변경'과 '양육비 포기'를 맞바꾸는 합의, 법적 효력은?


변호사들은 A씨의 제안이 법적으로 유효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양육비는 부모 사이의 거래 대상이 아니라 미성년 자녀의 복리를 위해 인정되는 '자녀의 권리'에 가깝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성·본 변경에 동의하는 대신 양육비를 평생 지급하지 않는다'는 합의는 자녀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 무효 또는 효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서를 작성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법률사무소 정중동 김상윤 변호사 역시 "부모가 각서나 합의서로 '양육비를 일절 청구하지 않는다'고 정하더라도, 이후 자녀의 복리상 필요가 있거나 양육자가 양육비를 청구하면 법원이 다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서 쓰고 공증 받아도 소용없나? "사정 변경 시 다시 청구 가능"


설령 부부가 합의하고 서류까지 남겨도 이 합의가 '영구적인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양육비는 자녀의 생존과 직결된 권리이므로, 부모가 마음대로 포기시킬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확립된 태도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배우자가 지금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양육비를 안 받겠다고 합의하더라도, 향후 직장을 잃거나 자녀에게 큰 병원비가 들어가는 등 사정 변경이 생기면 다시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다. 이 경우 법원은 자녀의 생존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아 양육비 지급을 명할 가능성이 크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이러한 합의의 '비대칭적 위험성'을 경고했다. A씨의 면접교섭권 포기는 즉각 현실이 될 수 있지만, 아내의 양육비 포기 약정은 훗날 번복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자녀와 교류는 단절된 채 양육비 지급 의무만 떠안게 될 수 있다.


성·본 변경과 면접교섭 포기도 '마음대로' 안 돼


A씨가 제안한 거래의 다른 조건들도 법적으로 불안정하기는 마찬가지다. 자녀의 성과 본을 바꾸는 것은 부모의 합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성·본 변경은 이혼 협의 조건에 포함한다고 해서 법원이 당연히 허가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향후 가정법원의 성·본 변경 허가 심판을 통해 자녀의 복리 관점에서 별도로 판단될 문제"라고 밝혔다. 오히려 양육비 포기와 맞바꾸는 식의 합의는 법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면접교섭권을 완전히 포기하는 합의 역시 법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 법원은 면접교섭을 부모의 권리이자 자녀의 권리로 보므로, 이를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합의는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변호사들은 성·본 변경, 양육비, 면접교섭, 재산분할 등 각 쟁점을 서로 맞교환하듯 정리하기보다,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각각 분리하여 합리적으로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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