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하게 만들라고"…채팅앱 만남의 충격적 뒷면, 법정이 내린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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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하게 만들라고"…채팅앱 만남의 충격적 뒷면, 법정이 내린 판단은?

2025. 06. 05 11:0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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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모텔서 항거불능 상태 피해자 순차 간음 후 금품 절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채팅앱으로 만난 24세 여성을 만취 상태로 만들어 성폭행하고 금품을 훔친 남성 2명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


광주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고상영)는 2025년 1월 20일 준강간과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4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관련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2022년 10월 14일 새벽 순천에서 발생했다. B씨의 아내가 채팅 어플리케이션 '즐톡'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와 함께 순천시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B씨가 A씨에게 연락해 A씨가 합류했다. 이들은 오전 3시 40분경 장소를 옮겨 계속 술을 마셨고, 피해자가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자 오전 4시 25분경 모텔로 데려갔다.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만취해 잠든 것을 확인한 후 몸을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를 간음하기로 공모했다. B씨가 먼저 객실 밖으로 나간 사이 A씨가 피해자를 간음한 후 객실 열쇠를 가지고 나왔고, 오전 5시 30분경 열쇠를 전달받은 B씨가 다시 객실에 들어가 피해자를 간음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의 금목걸이(시가 78만 원 상당)를, B씨는 금팔찌(시가 84만 원 상당)를 각각 훔쳤다.


피고인들은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고, 피해자가 알코올 블랙아웃 증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뿐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가 아니었다"며 "B씨와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씨 역시 "자신의 카드를 찾고자 모텔방에 들어간 것이지 피해자를 간음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 있다고 판단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까지 "토한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이후로는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고, 눈을 떠보니 혼자 모텔에서 팬티만 입고 있었다"며 "목걸이와 팔찌가 사라졌고 음부에 쓰린 느낌이 나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결정적 증거가 됐다. 피해자의 팬티와 생식기에서 두 피고인의 DNA가 각각 검출됐고, 피해자의 오른쪽 가슴에서도 B씨의 타액 반응이 나왔다.


피해자가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음을 뒷받침하는 여러 정황도 확인했다. B씨가 A씨를 불러낼 때 "아이 가시네가 술이 좀 됐어", "이X 술 취하게 만들라고 지금"이라고 말한 통화 내용이 녹음됐고, A씨가 룸소주방에서 피해자를 등에 업고 나올 때 피해자는 몸이 축 늘어져 세 사람이 함께 부축해야 할 정도였다. 모텔 도착 후에도 피해자는 몸을 가누지 못해 A씨가 업어서 객실로 들어갔다.


법원 측은 B씨의 주장에 대한 논리적 모순도 지적했다. B씨는 처음에는 "피해자의 휴대폰을 가져다주러 모텔에 들어갔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자신의 카드를 찾으러 들어갔다"고 진술을 바꿨다.


또한 B씨가 주장한 "룸소주방에서 피해자와 서로 성기를 만져서 DNA가 검출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법원은 "B씨의 아내가 동석한 상황에서 그런 행위를 했다는 주장 자체를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모 관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했다. A씨가 피해자와 성관계를 마친 후 객실 열쇠를 가지고 나와 B씨에게 전달한 점, A씨가 지인과의 통화에서 "B씨가 하고 연락을 달래"라고 말한 점 등을 근거로 두 피고인이 사전에 공모했다고 보았다.


법원은 가중 이유로 A씨가 2003년부터, B씨가 2002년부터 다수의 형사처벌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며, 만취한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공모 범행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감경 이유로는 피고인들이 절도 범행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동종전과가 없는 점, 훔친 금목걸이와 금팔찌를 피해자에게 돌려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참고] 광주지방법원 2024고합18 판결문 (2025. 1. 20.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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