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티콘 사기범의 눈물, '10배 합의금'은 정의일까 보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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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티콘 사기범의 눈물, '10배 합의금'은 정의일까 보복일까

2025. 12. 09 12:0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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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5천원 소액 사기, '기소유예' 미끼로 10배 합의금 요구…법정 밖 '합의금 전쟁'의 적정선은

온라인 중고 거래 사기 피해자가 피해액의 10배인 45만 원 합의금을 요구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4만 5천원 훔쳤다가 45만원 요구받은 사기범, '10배 합의금'은 정당한 배상일까, 아니면 또 다른 갑질일까.


온라인 중고 장터에서 4만 5천 원을 가로챈 A씨가 피해액의 10배인 45만 원 합의금을 요구받으며 법정 밖 '합의금 전쟁'의 중심에 섰다. 법의 저울이 아닌, 개인 간 협상 테이블에 오른 합의금. 이 '10배의 무게'는 과연 정당한 것일까.


"문제없다" vs "부당이득"…'10배 합의금'에 갈라선 변호사들


형사 합의금에는 법으로 정해진 상한선이 없다. 가해자와 피해자, 두 사람의 의사가 전부다. 이 대전제 아래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권민정 변호사(법률사무소 민앤정)는 "합의금은 자율이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단언했다. 박상호 변호사(캡틴법률사무소) 역시 "45만 원의 합의금은 적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의 요구에 손을 들어줬다.


반면, 과도한 요구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통상 피해금액의 2~3배가 일반적"이라며 "과도한 합의금은 또 다른 형태의 부당이득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해 복구를 넘어선 요구는 법의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는 비판이다.


"벌금 낼래, 45만원 낼래?"…'전과' 피하려 울며 겨자 먹는 가해자들


A씨의 행위는 명백한 사기죄(형법 제347조)다. 합의에 실패하면 초범이라도 벌금형을 피하기 어렵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혐의 인정 시 최소 벌금 30만 원부터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45만 원이 무조건 많다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벌금에 더해 '전과자'라는 주홍글씨까지 새겨지는 상황을 피하고 싶다면, 피해자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가해자는 '전과 기록'과 '합의금'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셈이다. 김현중 변호사(리라법률사무소)가 "45만원에 합의하고 기소유예를 노려 보길 추천한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처분으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아 가해자가 받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다.


'기소유예'라는 달콤한 유혹…합의금이 '면죄부'가 되는 현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가 절대적인 '갑'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일부 피해자들은 '기소유예'를 미끼로 소송 비용, 정신적 피해 보상 등을 명목 삼아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기도 한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부당하다고 느끼면서도 '전과'를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진심 어린 소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진심을 담아 조금 낮춰달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김경태 변호사는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사정을 솔직히 설명하고 분할 납부 등을 제안하며 끈질기게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A씨의 선택은 '전과 기록'이라는 사회적 낙인을 피하기 위해 얼마까지 지불할 수 있느냐는 현실적 질문으로 귀결된다. 법의 빈틈에서 벌어지는 이 '합의금 게임'은 우리 사회에 정의의 대가가 얼마인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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