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0만원 숨긴 남편, 양육비 150만원 주겠다니"
"월 1000만원 숨긴 남편, 양육비 150만원 주겠다니"
사실혼 파탄시킨 남편의 폭행, 위자료와 양육비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남편 폭력을 피해 1살 아이와 귀국한 여성은 고소득 남편의 해외 소득 증명을 통해 양육비 증액과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베트남에서 월 1,000만 원 넘게 벌면서 1살 아이 양육비로 150만 원만 주겠다는 남편, 이대로 받아들여야 하나요?"
3년간의 사실혼 기간 동안 남편의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가 결국 1살배기 아들을 안고 한국으로 도망치듯 돌아온 한 여성의 절박한 질문이다.
남편은 해외 소득은 증명이 어렵다면서 낮은 합의금을 종용하고 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그의 주장이 법정에서 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월 1000만 원 벌면서 양육비 150만 원?"…폭력 남편의 기만적 합의
A씨는 3년간 혼인신고 없이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1세 아들을 뒀다. 남편은 회사 빚을 핑계로 혼인신고를 미뤘고, 베트남에 거주하는 동안 A씨에게 지속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견디다 못한 A씨는 현재 아기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와 별거하며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다. 문제는 남편이 월 1,000만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소득을 숨긴 채, 양육비 150만 원과 투자금 명목의 2,000만 원으로 모든 관계를 정리하자고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A씨는 남편의 폭력적인 성향과 시어머니의 폭언 등을 고려해 정당한 양육비와 별도의 위자료를 받고, 아빠와의 만남(면접교섭)을 제한하고 싶어 한다.
해외 소득, 계좌이체 내역으로 추적 가능…“양육비 증액 충분”
법률 전문가들은 혼인신고 여부와 상관없이 자녀에 대한 양육비 지급 의무는 동일하게 인정된다고 강조한다. 핵심 쟁점인 남편의 해외 소득 증명에 대해, 다수의 변호사들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배진혁 여울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한국 내 계좌로 정기적으로 송금된 내역이나 베트남에서의 주거비 지출 정황 등은 상대방의 실제 수익 규모를 추단할 수 있는 간접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씨는 남편이 매달 약 1,00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보내 투자를 한 내역과 월 200만 원 이상의 주거비를 지출한 정황을 가지고 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한병철 변호사 역시 “해외소득도 입증되면 반영된다”며 “제시된 합의안은 낮을 가능성이 있어 증액 청구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법원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이나 사실조회 절차를 통해 숨겨진 소득을 밝혀내고, 제시된 금액보다 훨씬 높은 양육비를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폭행은 별도 위자료 사유, ‘아빠 만남’도 제한할 수 있다
남편의 폭언과 폭행은 양육비와 별개로 위자료 청구의 근거가 된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폭언·폭행 등으로 사실혼이 파탄된 경우에는 사실혼 부당파기를 이유로 손해배상과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며, 이는 양육비와 별개로 검토된다”고 밝혔다.
남편이 제시한 '투자금 반환' 형태의 합의는 향후 별도의 위자료 청구를 막을 수 있는 독소 조항이 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A씨가 우려하는 면접교섭 문제에 대해서도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전종득 변호사는 “폭언·폭행이 있는 경우 자녀 복리를 이유로 보호자 동반·단시간 등으로 면접교섭을 제한하는 결정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편의 폭력성이 아이의 안전과 정서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소명하면, 1박 2일이 아닌 보호자 동반 하의 단시간 만남으로 제한할 수 있다.
내 명의 전셋집-베트남 거주증, 발목 잡는 ‘숨은 뇌관’
양육 문제 외에도 A씨의 발목을 잡는 복병이 있다. 바로 A씨 명의로 된 전세 계약과 베트남 거주증(TRC) 문제다.
현재 시어머니가 사는 집의 전세계약이 A씨 명의로 되어 있어, 섣불리 전출신고를 할 경우 보증금에 대한 법적 보호(대항력)를 잃을 수 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임대인과 협의하여 실제 거주자인 시어머니로 계약자 명의를 변경하신 후 전출하시는 것이 안전한 대응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베트남에서 허위 취업으로 발급받은 거주증(TRC)을 회사가 반환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에 대해선, 김동훈 클리어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남편 측이 의뢰인님을 압박할 수단으로 악용할 숨겨진 의도가 다분하다”며 “불필요한 분쟁을 차단하기 위해 실물 반환을 긍정적으로 고려하시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복잡한 법적 쟁점이 얽힌 만큼, 초기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