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했는데 왜?” 술자리서 연인 영상 자랑한 김 씨, 7년 징역 위기
“합의했는데 왜?” 술자리서 연인 영상 자랑한 김 씨, 7년 징역 위기
촬영 동의가 유포 동의는 아니다…변호사들이 경고하는 디지털 성범죄의 함정

연인과 합의해 찍은 성관계 영상이라도 상대 동의 없이 유포하면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7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술자리에서 무심코 자랑한 전 연인과의 성관계 영상. 김 씨는 친구들의 환호에 으쓱했지만, 뒤늦게 ‘7년 이하 징역’이라는 법 조항을 보고 등골이 서늘해졌다.
합의하고 찍은 영상인데, 정말 범죄자가 되는 걸까.
내 폰 속 영상, 친구에게 보여준 순간 ‘7년 징역’ 낙인?
결론부터 말하면, 김 씨가 성인인 전 연인과 합의해 찍은 영상 자체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아니다. 법무법인 새여울의 박승배 변호사는 “성착취물은 19세 미만 미성년자가 등장해야 성립하는 아청법상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씨가 영상을 친구에게 보여준 순간, 그는 범죄의 문턱을 넘어섰다. 법무법인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는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상대방 동의 없이 유포하면 명백한 범죄”라고 경고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은 촬영 당시 동의했더라도 사후에 그 의사에 반해 유포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단 한 명에게 보여주는 행위도 처벌 대상인 ‘반포’에 해당할 수 있다.
“상대가 미성년자? ‘합의’라는 단어는 지워라”
만약 김 씨의 영상 속 상대방이 미성년자였다면, 상황은 비교할 수 없이 심각해진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진배 변호사는 “‘합의’라는 단어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은 상대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촬영 행위만으로 제작죄가 성립한다”고 단언했다.
이는 대법원의 확고한 판례이기도 하다. 대법원은 “개인 소장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의 동의를 받고 촬영했더라도 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미성년자를 성적 착취에서 절대적으로 보호하려는 법의 강력한 의지다.
성인은 되고, 청소년은 안 되는 진짜 이유
왜 법은 성인과 청소년을 다르게 볼까. 핵심은 ‘성적 자기결정권’의 완전성 여부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성인과 달리 아동·청소년은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보아 특별 보호 대상으로 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인의 ‘합의’는 존중받는 의사결정이지만, 미성년자의 ‘동의’는 외부 영향에 취약한 불완전한 의사로 간주된다.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법적 합의인 셈이다.
연인 간의 추억이 한순간에 ‘디지털 성범죄’로
결국 모든 비극은 ‘동의’의 범위를 착각하는 데서 시작된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촬영 동의’가 ‘유포 동의’는 결코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순간의 과시욕으로 ‘우리끼리의 추억’을 ‘모두의 구경거리’로 만드는 순간, 당신은 연인의 삶을 파괴한 가해자이자 돌이킬 수 없는 범죄자가 된다. 김 씨의 아찔한 후회가 바로 그 경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