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성장기록이라며 나체 촬영… 법정 문턱까지 간 아빠의 위험한 앨범
아들 성장기록이라며 나체 촬영… 법정 문턱까지 간 아빠의 위험한 앨범
사랑과 학대의 경계에 선 아버지
아이가 불편하다면 그건 '기록'이 아닌 '가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자상한 남편이자 좋은 아빠였다. 적어도 그의 핸드폰 사진첩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아들의 성장 앨범’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된 사진들. 하지만 그 속에는 10살 아들의 벗은 몸이 다양한 각도로 담겨 있었다. 이것은 빗나간 부성애의 기록일까, 아니면 법의 심판대에 올라야 할 범죄의 증거일까.
평범했던 한 가정의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남편의 이상한 ‘기록 습관’ 때문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10세 아들의 성적 발달 과정을 기록한다며 주기적으로 나체 사진을 찍어 보관하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중에 크면 다 추억이 될 거야.” 남편의 말은 순수해 보였지만, 아들은 촬영이 계속될수록 “싫다”, “불편하다”며 몸을 피하기 시작했다. 아들의 저항에도 남편의 카메라는 멈추지 않았다.
변호사들은 “아버지의 의도와 상관없이, 아이가 수치심을 느꼈다면 그 자체로 아동학대이자 중범죄가 될 수 있다”고 만장일치로 경고했다.
'기록’과 ‘성착취물’을 가르는 단 하나의 기준, 아이의 감정
변호사들은 아버지의 ‘성장 기록’이라는 주장이 법정에서 방패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핵심은 ‘아이가 어떻게 느꼈는가’이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는 “아동이 스스로 불편함을 표현함에도 촬영을 강요한다면, 이는 아동에 대한 정신적 학대”라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에스엘의 이성준 변호사 역시 “아이가 불편함을 느낀 순간, 아버지의 행위는 ‘기록’이 아닌 ‘가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 법원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을 매우 엄격하게 해석한다. 촬영자의 의도가 순수했는지, 아이가 촬영에 동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객관적으로 아이의 신체가 성적 대상화될 수 있는 방식으로 촬영됐다면, 그 행위 자체가 ‘성착취물 제작’으로 규정될 수 있다. 부모라는 이유로 예외는 없다. 현행법상 아동성착취물 제작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이혼과 양육권에도 ‘결정적’ 영향
아버지의 위험한 앨범은 가정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 변호사들은 남편의 행위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민법 제840조)에 해당해 명백한 이혼 사유가 된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가정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기에, 아버지의 이런 행동은 친권과 양육권을 결정하는 데 치명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이혼 소송으로 번질 경우 아버지는 아이를 키울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가정을 지키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당장 가정을 깨고 싶지 않다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남편에게 행위의 불법성을 명확히 알리고 모든 사진의 삭제와 촬영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 이 과정을 녹음하거나 일지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신예원 변호사는 “정식 형사 고소가 부담스럽다면, ‘보호 사건’으로 접근해 남편이 법원의 보호관찰이나 교육 처분을 받게 하여 행동을 교정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안전과 정신적 건강이다. 아버지의 위험한 집착이 계속된다면, 망설임 없이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경찰에 신고해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모든 행위가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 법은 아이의 ‘불편하다’는 작은 목소리를 통해 그 위험한 경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