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원에 용서?" 준강간 피해자 두 번 울리는 가해자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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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원에 용서?" 준강간 피해자 두 번 울리는 가해자의 거짓말

2026. 02. 27 10:1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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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형 나올까봐…" 변호사들 "벌금형 없는 중죄, 속지 마라"

원치 않는 성관계 피해자가 가해자 측의 '1천만 원 합의' 제안과 솜방망이 처벌을 우려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원치 않는 성관계로 고소하자 가해자 측 변호사로부터 '1천만 원 합의'를 제안받은 20대 피해자.


'돈 많은 가해자가 벌금형으로 빠져나갈까' 두려움에 떠는 피해자에게 법률 전문가들은 "준강간은 벌금형 자체가 없는 중죄"라며 "오히려 합의가 필요한 쪽은 가해자"라고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하루하루가 지옥인데"…가해자 변호사의 제안에 무너진 마음


20대 초반의 피해자 A씨는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원치 않는 성관계를 당한 뒤 용기를 내 경찰에 고소했고, 해바라기센터에서 증거까지 확보해 가해자의 혐의가 입증된 상태다.


하지만 수사가 시작되자 가해자는 변호사를 선임한 뒤 "1천만원에 합의하자"는 의사를 타진해왔다. A씨는 "하루조차 버티기 힘든 삶을 몇 주 몇 개월 진행하다 보니 몸도 마음도 지쳤는데, 상대측 변호사에 의하여 좀 더 지친 상황이 와버렸다"며 절망적인 심경을 토로했다.


A씨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공포다. 그는 "저는 징역형을 주고 싶은데 힘이 쎈 쪽은 저쪽이라 벌금형이 나오게 된다면, 그냥 천만원이라도 받아야 하나 싶습니다"라고 물으며, 가해자에 대한 처벌 의지와 현실적인 두려움 사이에서 깊은 고뇌에 빠져있다. 가해자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면 아무런 불이익 없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불안감 역시 그를 짓누르고 있었다.


"준강간에 벌금형? 명백한 거짓말" 변호사들의 일침


A씨의 사연에 다수의 변호사들은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두려움"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준강간은 법정형 구조상 벌금형이 선택지에 없는 범죄입니다. 즉, 유죄가 인정된다면 징역형밖에 나오지 않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 역시 "벌금형 규정도 없고, 해당 범죄는 징역형 만 가능합니다"라고 못 박으며 A씨의 우려가 기우임을 분명히 했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 또한 "준강간죄는 법정형상 벌금형이 존재하지 않는 중대 범죄이므로, 상대방이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이유만으로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가해자 측이 퍼뜨릴 수 있는 부정확한 정보에 흔들리지 말 것을 한목소리로 당부했다.


합의금 1천만원, 피해에 대한 정당한 대가일까?


가해자 측이 제시한 합의금 1천만 원에 대해서도 변호사들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현재 제시된 합의금 1천만 원은 준강간죄의 피해 규모와 A씨의 고통에 비추어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성범죄 합의금은 피해의 정도와 가해자의 태도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본 변호사가 진행한 성범죄 사건에서 1억 5천만 원의 합의금을 지급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어떻게 합의에 임하는지에 따라 합의금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 부분에서도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라며 섣부른 합의를 경계하고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합의금 협상에 임할 것을 조언했다.


"합의가 필요한 건 가해자"…피해자의 당당한 권리


전문가들은 오히려 합의를 제안하는 것 자체가 '사건의 심각성을 가해자 측이 인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율우 신현범 변호사는 "합의가 필요한 사람은 가해자라는 사실을 명심하세요"라며 피해자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음을 강조했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합의를 통해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등 감형을 노릴 수 있기에 다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합의가 곧 기소유예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한별 이주한 변호사는 "특히 성범죄는 사회적 파장이 커서, 중대 사안에서 기소유예가 쉽게 선택되는 처분은 아닙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합의는 전적으로 피해자의 선택이며, 처벌을 원한다면 합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징역형 등 엄벌을 원하신다면 합의를 거부하고 엄벌 탄원서를 제출하여 재판까지 끌고 가야 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는 추후 민사 소송으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라며 피해자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절차를 밟을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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