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에 '골반 골절' 중상…임신한 아내의 눈물, 남편 실형 위기
음주 뺑소니에 '골반 골절' 중상…임신한 아내의 눈물, 남편 실형 위기
변호인단 "피해자 합의가 '실형' 피할 사실상 유일한 길…자수·가족 상황은 참작 사유"

남편이 음주 뺑소니 운전으로 실형 위기에 처하자, 임신한 아내가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음주 뺑소니로 50대 여성을 중태에 빠뜨린 남편이 실형 위기에 처하자, 임신한 아내가 눈물로 선처를 호소하고 나섰다.
"남편이 음주 뺑소니 사고를 냈습니다…저는 임신 중인데 어떡하죠?"
음주 뺑소니 사고로 50대 여성을 중태에 빠뜨린 남편이 실형 위기에 처하자, 임신한 아내가 법률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한 가정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사건은 남편 A씨가 동료들과 술잔을 기울인 어느 날 밤 시작됐다. 배달업에 종사하던 A씨는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고, 우회전을 하던 중 신호를 건너던 50대 여성의 자전거를 들이받았다. 당황한 A씨는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지만, 얼마 못 가 사무실 근처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골반이 부서지는 중상을 입고 수술대에 올랐다. A씨는 유치장에 수감됐으나, 아내가 임신 중이라는 사정이 고려돼 불구속 상태로 풀려났다. 하지만 시련은 이제 시작이었다. 이사한 지 얼마 안 돼 주소 이전을 못한 탓에 재판 시작을 알리는 공소장은 옛집으로 날아갔고, 피해자와는 연락조차 닿지 않아 사과와 합의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초범이라도 실형 가능성 배제 못해
A씨의 아내는 남편이 초범이고 스스로 잘못을 인정(자수)했다는 점에서 선처를 기대했지만, 변호사들의 진단은 냉정했다. 다수의 변호인들은 "음주운전, 뺑소니(도주치상), 피해자 중상이라는 세 가지 최악의 요소가 결합돼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입을 모았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음주 뺑소니 사건은 초범이라 하더라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이 적용돼 실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은 피해자가 다쳤음에도 구호 조치 없이 도망친 경우로, 법정형에 벌금형이 없고 '1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재판의 최대 쟁점은 실형을 살지, 아니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을지로 모아진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특히 피해자가 골반 수술을 받을 정도의 중상해를 입었다면 법원이 매우 무겁게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형 피할 길은 없나?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실형을 피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열쇠는 바로 '피해자와의 합의'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판사가 형량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단 하나의 요소를 꼽으라면 단연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라고 강조했다.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치료비, 위자료 등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하고, 피해자로부터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를 받아 재판부에 제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것이 있어야만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할 가능성이 비로소 생긴다.
피해자의 연락처를 모른다면?
문제는 A씨 부부가 피해자의 연락처조차 모른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법원에 '피해자 인적사항 교부 신청'을 하거나 변호인을 통해 연락처를 확보해 합의를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더라도 방법은 있다. 이재용 변호사는 "합의가 어려울 경우, 피해 회복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치료비 등을 법원에 맡기는 공탁(供託)을 진행하는 것도 차선책"이라고 덧붙였다.
A씨에게 불리한 정황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성진 김진아 변호사는 "초범이고, 경찰에 붙잡혔지만 결국 자백했다는 점, 또 임신한 배우자가 있다는 점 등은 재판에서 형량을 정할 때 고려될 수 있는 정상 참작 사유"라고 설명했다. 재판 과정에서 진심이 담긴 반성문과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의 탄원서를 꾸준히 제출하며 재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송달장소 변경신고서 제출해야
한편, 변호사들은 행정적인 실수를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한대섭 변호사는 "공소장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재판 일정도 모른 채 피고인 없이 재판이 진행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당장 법원에 '송달장소 변경신고서'를 제출해 모든 서류를 현재 사는 집으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A씨의 운명은 차가운 법정 기록이 아닌, 피해자의 마음을 돌릴 진심 어린 사죄와 피해 회복 노력에 달리게 됐다. 한순간의 실수가 불러온 위기 앞에 선 가족이 법원의 선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