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알바 했는데 사망사건 피의자?" 전화 한 통에 인생이 흔들린다
"단기 알바 했는데 사망사건 피의자?" 전화 한 통에 인생이 흔들린다
"가짜 양주 제조 알지?" 경찰의 한마디... 수년 전 아르바이트가 악몽으로

과거 유흥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A씨가 손님 사망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됐다. / AI 생성 이미지
"몇 년 전 잠깐 아르바이트했을 뿐인데, 유흥주점 손님 사망 사건의 피의자랍니다." 어느 날 갑자기 걸려 온 경찰의 전화 한 통. 수화기 너머에서는 "가짜 양주 제조에 대해 아느냐"는 날카로운 질문이 날아왔다.
수년 전 투잡으로 일했던 기억조차 희미한 유흥주점이, 이제는 한 사람의 인생을 뒤흔드는 '사망 사건'의 현장으로 돌변했다. 단순 알바생에서 하루아침에 피의자 신분이 된 A씨의 사연에 법조계는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나섰다.
"그냥 알바였는데"... 어느 날 걸려온 전화 한 통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A씨에게 경찰의 연락이 온 것은 얼마 전이다. 경찰은 A씨가 수년 전 아르바이트했던 유흥주점의 이름을 대며 "양주 제조에 대해 아느냐"고 물었다. 손님이 사망한 사건과 연관된 수사라는 암시와 함께였다.
A씨가 "내가 사건에 가담한 피의자가 된 거냐"고 묻자, 경찰은 그를 '피의자' 신분이라고 확인하며 "지금 당신뿐 아니라 여러 명에게 연락을 돌리고 있다"고 답했다.
A씨는 "단지 알바 겸 투잡으로 출근율도 낮았고, 몇 년 만에 이런 연락이 와서 너무 당황스럽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피의자'라는 낙인은 그를 공포로 몰아넣기 충분했다.
'피의자' 통보, 유죄 확정인가? 변호사들 "성급한 단정 금물"
법률 전문가들은 경찰이 '피의자'라고 밝혔더라도, 그것이 곧 유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피앤엘 박승수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는 사건 당시 유흥주점에 출근하거나 근무하였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시작하는 단계로 보이며, 현재 작성자분이 피의자인지 단순 참고인인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변호사 역시 "경찰이 피의자라고 밝혔더라도 이는 수사 초기 단계의 분류"라며 "여러 명에게 동시에 연락을 돌리고 있다는 것은 관련자 전체를 우선 피의자로 분류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실제 혐의 유무와 가담 정도는 조사 후 판단된다. 피의자 분류 자체가 유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짜 양주' 사망 사건... "단순 알바도 중형 가능" 경고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잇따랐다. 만약 가짜 양주 등으로 손님이 사망한 사건이라면, 단순 아르바이트생이라도 혐의가 인정될 경우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혐의가 인정되면 사망사건이기 때문에 초범이더라도 상당 기간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는 유사 사례를 언급하며 "가짜 양주를 직접 제조하거나 구입해 온 종업원도 공범으로 처벌받은 사례가 있기에, 상담자가 양주 제조에 관여하였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A씨처럼 출근율이 낮고 핵심 업무에서 배제되었더라도, 범행을 인지하고 묵인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 공범 또는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섣부른 진술이 독"... 변호사들, '절대 혼자 가지 마라' 한목소리
이처럼 사건의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첫 조사 대응'이다. 특히 혼자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강민기 변호사는 "양주 제조에 관여했냐는 질문은 범죄단체 가담 혐의와 연결될 수 있는 핵심 쟁점"이라며 "조사에서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 역시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은 추측으로 답하지 말고, 기억나는 범위와 확인 필요한 부분을 구분해 진술해야 한다"며 섣부른 추측성 답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결국 A씨의 사례는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이라도 언제든 형사사건에 연루될 수 있으며, 그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당황 속에서 섣불리 대응하기보다 즉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자신의 방어권을 철저히 행사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