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쓴 '아청물 시청' 자백글, 처벌 근거 될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온라인에 쓴 '아청물 시청' 자백글, 처벌 근거 될까?

2025. 12. 18 10:1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변호사들 "가능성 희박" vs "정황증거 가능"...핵심은 '보강증거'

인터넷에 올린 '아청물 시청' 자백글의 처벌 가능성을 두고 변호사 의견이 엇갈렸다. /셔터스톡

“8개월 전 아청물 봤다”...인터넷 자백글에 발목 잡힐까, 변호사 7인의 엇갈린 답변


“8개월 전 디스코드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을 봤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짧은 ‘자백글’이 올라왔다.


순간의 두려움에 쓴 글 하나가 자신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을까? 이에 대해 7명의 변호사가 저마다 다른 해법과 전망을 내놓았다.


"단순 게시글, 걱정 마라"…'사건화 가능성 희박'에 무게 둔 변호사들


대다수 변호사는 ‘과도한 걱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단순 게시글 하나만으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김연주 변호사는 "실제 사건화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글"이라며 "단순 게시글로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반향의 정찬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을 냈다.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단순 자백글로 사건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시기를 권유드린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도 "단순히 자백글 만으로는 수사가 개시되긴 어렵다"고 힘을 보탰다.


결국 글쓴이를 특정할 IP 주소나 계정 정보, 실제 시청 기록 등 구체적인 물증 없이는 경찰도 움직일 명분이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정황증거는 될 수 있다"…신중론과 적극 대응 주문한 소수 의견


하지만 일부 변호사는 안심하기엔 이르다며 신중론을 폈다. 자백글이 그 자체로 법적 효력을 갖진 못해도, 수사의 ‘단서’나 유죄 입증의 ‘조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온라인상의 자백글은 정황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 이름만으로는 특정하기 어렵지만,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라면 수사기관이 관련 정보를 폭넓게 수집할 가능성이 있다"며 글이 다른 증거와 함께 검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는 가장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불안에 떠는 것보다 법적 방어 장치를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정리해서 내용확약(내용증명)을 해두어야 한다"며 "그래야 추후 사건화 전후로 방어하고 관련 수습을 저희가 해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백글이 발견될 경우를 대비해, 사건의 전후 사정을 미리 문서화해두는 것이 유리한 정황증거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법의 저울은 '보강증거'를 가리킨다


변호사들의 의견은 갈렸지만, 법리가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했다. 바로 ‘자백보강법칙’이다.


우리 형사소송법 제310조는 “피고인의 자백이 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일 때에는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즉, 피의자가 스스로 죄를 인정했더라도 그 자백의 신빙성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보강증거’가 없다면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없다는 원칙이다.


아청물 시청 사건에서 보강증거란 디지털 세상에 남은 흔적을 의미한다. 수사기관은 자백글의 진실성을 입증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접속 기록 ▲IP 주소 및 계정 정보 ▲디스코드 서버 로그 기록 ▲실제 성착취물 파일의 존재 여부 등을 샅샅이 뒤져야 한다. 단순히 “내가 봤다”는 온라인 글만으로는 처벌의 칼날이 목에 닿지 않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인터넷에 남긴 자백글 하나로 당장 수사대상이 될 확률은 낮다. 하지만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수사망이 촘촘해지고 있는 만큼, 해당 디스코드 방이 이미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아청물 소지·시청죄는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중범죄다. 한순간의 호기심과 두려움이 남긴 디지털 주홍글씨가 언제든 현실의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변호사들의 엇갈린 답변 속에 숨어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