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라 불렀으니 재산 절반 내놔"…장례식장 쓱 다녀간 엄마 남친의 황당한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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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라 불렀으니 재산 절반 내놔"…장례식장 쓱 다녀간 엄마 남친의 황당한 소송

2026. 03. 13 10:17 작성2026. 03. 13 10:17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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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나눠달라" 소장 들이밀었다

사실혼 인정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젊은 나이에 홀로 되어 밤낮없이 일해 유명 식당을 일군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9년간 교제했던 남자친구가 남겨진 자녀들을 상대로 "사실혼 관계였으니 재산을 분할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남성은 평소 데이트 비용과 여행 경비 대부분을 어머니에게 의존했고, 심지어 부동산까지 선물 받았으면서도 장례식장에는 얼굴만 비추고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연인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재산분할 소장을 받은 삼남매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삼남매의 어머니는 생전 한 남성과 9년 넘게 교제하며 서로를 '여보'라 부르고 가끔 서로의 집을 오가며 지냈다. 1~2년 전 이 남성이 "결혼하자"며 아파트 공동명의를 요구했으나, 재혼 생각이 없던 어머니는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두 사람의 자녀들 간 교류도 전혀 없었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황당한 일은 장례식 이후 벌어졌다. 장례식에 잠깐 얼굴만 비추고 갔던 남성이 며칠 뒤 자녀들에게 연락해 "사실혼 관계였으니 재산을 분할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 이미 법원에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해 둔 상태였다.


자녀들은 뻔뻔한 요구에 분노하면서도, 당사자인 어머니가 돌아가신 마당에 이 소송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지, 나아가 생전에 어머니가 남성에게 사준 부동산 등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지 자문을 구했다.


변호사 "사실혼 인정 어렵다"


김미루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남성의 사실혼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김 변호사는 판례를 인용해 "사실혼에 해당하여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단순한 동거 또는 간헐적인 정교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 실체가 존재하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연에 대해 "서로간의 결혼식이나 혼인신고를 준비하였다고 할 만한 사정이 없고, 오히려 남자친구가 결혼 이야기를 꺼내자 이를 모친이 거부했다"고 짚었다.


또한 "주민등록이 같았던 사정도 없으며, 모친과 남자친구가 서로의 수입을 모아 관리하거나 생활비를 함께 지출하는 등 경제적 공동생활을 한 사실도 없다"며 "모친과 남자친구분 사이의 사실혼으로 인정되기는 힘들어 보이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재산분할 주장은 인정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머니 돌아가셨으니 무시해도 된다?… "자녀 전원이 소송 이어받아야"


황당한 소송이라 할지라도 자녀들이 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소송의 기준점은 소장을 받은 날이 아니라 소를 제기한 날이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모친이 사망하신 후에 소장을 받으셨다 하더라도, 사망 전에 소 제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모친의 상속인으로 소송수계를 받기 때문에 소송에 응소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생전에 어머니가 남성에게 쓴 데이트 비용이나 사준 부동산은 돌려받을 수 있을까. 이는 매우 까다롭다.


김 변호사는 "여행 다니거나 데이트할 때 비용을 부담하신 부분은 선물을 준 행위, 즉 증여 행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되돌려 받을 수는 없어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부동산 등 큰 금액의 증여에 대해서는 유류분 반환 청구 여지를 남겼다.


김 변호사는 "증여한 부분이 모친 사망 1년 이내라면 그 범위 내에서 상속인들의 유류분 청구를 하실 수 있다"면서도 "모친 사망 1년 전의 부동산 증여까지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하려면, 남자친구분이 증여받을 당시에 유류분 부족이 일어날 것을 알았다는 사정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자녀들은 억울하더라도 피소된 사실혼 재산분할 소송의 당사자로서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해,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연인 관계였을 뿐 사실혼이 아님을 법리적으로 증명해 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응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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