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제된 '성관계 영상', 전 남친 처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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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성관계 영상', 전 남친 처벌 가능할까?

2025. 11. 10 11:2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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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없는 불법촬영 고소, 변호사들 "섣부른 접촉은 금물, 경찰 포렌식이 우선"

전 남자친구가 몰래 찍은 성관계 영상을 삭제했더라도 처벌이 가능하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전 남자친구가 몰래 찍은 성관계 영상을 그 자리에서 삭제시켰지만, 법의 심판대에 세울 방법은 남아있다.


2025년 8월 2일, 한 여성은 당시 남자친구의 휴대폰에서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촬영된 성관계 영상을 발견했다. 충격과 배신감 속에서 그녀는 즉시 삭제를 요구했고, 남성은 영상을 지웠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두 사람 관계가 끝난 뒤, 그녀는 가해자를 처벌하고 싶다는 결심을 굳혔다. 그러나 손에 쥔 증거는 아무것도 없었다. 영상은 이미 삭제됐고, 두 사람의 교류도 끊겼다. 이런 막막한 상황에서 과연 처벌은 가능할까.


"증거는 사라졌지만… '기록'은 남아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영상이 삭제됐다고 해서 포기하기는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핵심은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에 있다.


법무법인 서헌의 성인욱 변호사는 "곧바로 고소를 하면서 수사기관에 '지금은 영상을 삭제한 상태이니 남자친구의 휴대전화에 대해 포렌식을 진행해서 영상을 복원해달라'라고 요청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사설 업체에 의뢰하는 것보다 수사기관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법적 효력과 절차적 안정성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만약 포렌식으로도 영상이 복구되지 않더라도 길은 있다. 가해자가 촬영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나 통화 녹음,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 역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당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 대화 내용, 통화 기록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며 2차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N번방 이후 무거워진 처벌, '실형' 가능성은?"


동의 없는 성관계 영상 촬영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위반에 해당한다.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최근 N번방 사건 이후로 처벌 수위가 매우 높아져 초범이어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조건 실형'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상대방이 초범이라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실제 사법 실무 통계에 따르면 카메라등이용촬영죄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는 비율은 약 5%대에 그친다. 영상의 수위, 유포 여부, 가해자의 반성 정도, 피해자의 엄벌 탄원 등 여러 요소가 형량을 결정하기에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 역시 "무조건 실형이 되기는 어려운 사안이니 피해자 입장에서 현명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섣부른 접촉은 금물… '신속한 고소'가 최선"


그렇다면 피해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가해자와의 섣부른 접촉'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법무법인 동인의 이태일 변호사는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알게 되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을 폐기하고 범행을 부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증거를 확보하려다 오히려 증거 인멸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은 하나로 모인다. 가해자를 처벌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고소를 통해 수사기관이 신속하게 가해자의 휴대폰을 압수하고 포렌식 절차에 착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데이터 복구 가능성은 낮아진다. 증거가 없다는 생각에 주저하는 순간, 가해자를 처벌할 마지막 기회마저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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