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 맡긴 오토바이가 '살인 흉기'로…2억 소송 맞은 차주의 진실
폐차 맡긴 오토바이가 '살인 흉기'로…2억 소송 맞은 차주의 진실
센터는 무단 판매, 새 주인은 사망사고 후 잠적…서류상 명의자에게 날아온 구상권 청구, 법원 '운행지배' 여부가 책임 가를 것

폐차를 맡긴 오토바이가 불법 판매된 후 사망사고를 일으켜, 원래 차주가 2억 원의 빚을 떠안을 위기에 처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나는 폐차를 맡겼을 뿐인데…어느 날 2억 빚더미에 앉은 남자의 기막힌 사연
폐차를 맡긴 오토바이가 한 달 뒤 사망사고의 '흉기'가 되어 돌아왔다. 자신도 모르는 사고로 2억 원의 빚을 떠안을 위기에 처한 차주 A씨의 사연이다.
믿었던 센터의 배신, 폐차 오토바이가 중고로 둔갑
사건의 시작은 2025년 4월, 차주 A씨의 오토바이 단독 사고였다. 수리비가 과다하게 나오자 A씨는 지인이 운영하는 오토바이 센터에 폐차를 맡겼다. 센터 측은 폐차 절차를 대신해주겠다며 신분증 등 서류를 받아갔고, A씨는 이를 믿고 자동차 의무보험까지 해지하며 모든 절차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센터는 A씨의 오토바이를 폐차하지 않고 몰래 제3자에게 팔아넘겼다. 심지어 A씨의 서류를 구매자에게 건네며 "이걸로 폐지하고 다시 등록해서 타면 된다"고 안내까지 했다. 그러나 구매자는 명의를 이전하지 않은 채, 소위 '대포차' 상태로 오토바이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사고 운전자는 잠적, 2억 청구서는 명의자에게
비극은 한 달 뒤인 5월 19일 터졌다. 구매자가 몰던 오토바이가 자동차와 충돌했고, 뒷자리에 탔던 동승자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숨졌다. 사고 상대방 차량의 보험사는 유족에게 합의금과 치료비 등 약 5억 원을 우선 보상했다.
이후 보험사는 사고 과실 비율(자동차 40%, 오토바이 60%)에 따라 오토바이 측의 총책임액을 3억 원으로 산정하고, 이 중 2억 원을 A씨에게 돌려달라며 구상권 청구 소송을 냈다. 실제 운전자인 구매자는 사고 후 자취를 감췄고, 보험사가 오토바이 등록원부를 확인하자 서류상 소유주는 여전히 A씨였다. 결국 2025년 10월, 2억 원을 갚으라는 소장이 A씨에게 날아들었다.
법원 판단의 열쇠 '운행지배', 도난차량과 같은 법리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사고 오토바이에 대한 '운행지배'를 완전히 상실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소송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운행자 책임은 차량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며 그 운행으로 인한 이익을 얻는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이 있는 자에게 물린다.
법원은 이런 경우 '차를 도난당한 사람에게 도둑이 낸 사고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논리를 적용한다. A씨가 폐차를 목적으로 센터에 오토바이를 넘긴 순간, 운행에 대한 지배와 이익을 모두 상실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A씨가 센터를 상대로 '횡령' 혐의로 형사 고소해 불법적인 판매 사실을 입증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내 차의 마지막, '말소증명서'로 직접 확인해야
이 사건은 폐차나 중고 거래 시 명의 이전 및 말소 등록을 확실히 확인하지 않으면 누구든 예기치 못한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경고를 던진다. 전문가들은 '폐차 대행업체에 모든 것을 맡기더라도, 차량이 완전히 폐기되고 행정 절차가 끝났음을 증명하는 '자동차 말소등록 사실증명서'를 반드시 직접 수령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폐차를 맡겼다는 믿음 하나로 거액의 빚더미에 앉을 뻔한 A씨가 법정에서 억울함을 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