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혐의없음'인데 검찰 '기록반환'?…끝난 줄 알았던 사건, 끝나지 않은 이유
경찰 '혐의없음'인데 검찰 '기록반환'?…끝난 줄 알았던 사건, 끝나지 않은 이유
검경 수사권 조정 후 바뀐 형사 절차 해부. 경찰의 불송치 결정 후에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와 '이의신청'이라는 최후의 변수를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짚어본다.

경찰의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 후 검찰의 '기록반환'은 경찰 판단에 동의한다는 의미의 통상적 절차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경찰 '혐의없음' 통보, 정말 사건 끝일까? '기록반환'의 숨은 의미
경찰에서 '혐의없음' 통보를 받고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형사사법포털에 뜬 '기록반환' 네 글자에 다시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이들이 있다.
사건이 완전히 종결된 줄 알았는데, 검찰이 다시 들여다본다는 뜻일까.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복잡해진 형사 절차, 그 핵심을 파헤쳐 본다.
경찰의 '불송치', 검찰의 '확인 도장'이 필요하다
경찰이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는 결정을 '불송치(不送致)'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절차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현행 형사소송법(제245조의5)에 따라 경찰은 불송치한 사건 기록을 의무적으로 검찰에 보내야 한다. 검사는 이 기록을 송부받은 날로부터 90일 안에 검토한 뒤 경찰에 다시 돌려주는데, 이것이 바로 '기록반환'이다.
다수 법률 전문가는 이 '기록반환'이 통상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기록반환'은 기존 경찰 의견에 큰 이의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즉, 검찰이 경찰의 '혐의없음' 판단이 타당하다고 한 번 더 확인해주는 '승인'의 의미에 가깝다. 고소인이 별도의 이의를 제기해 사건이 재검토되는 상황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이의신청'이라는 최후의 변수
그렇다면 '기록반환'이 확인되면 완전히 마음을 놓아도 될까. 안타깝게도 답은 '아니오'다. 고소인에게는 '이의신청'이라는 강력한 권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불복하는 고소인은 결정 통지를 받은 경찰서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법률사무소 가온길 백지은 변호사는 "이의신청 기간에는 제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하면, 사건은 경찰의 판단과 무관하게 무조건 검찰로 넘어가게 된다.
이때부터는 검사가 사건의 기소 여부를 처음부터 다시 판단한다. '기록반환'으로 한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했지만, 고소인의 이의신청 한 번으로 사건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셈이다.
내 사건, 최종 종결은 언제?…'담당 수사관'이 답을 알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절차 속에서 피의자 신분에 놓인 이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경찰의 불송치, 검찰의 기록반환, 그리고 고소인의 이의신청 가능성까지.
내 사건이 언제쯤 법적으로 완벽하게 종결되는지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담당 수사관에게 직접 문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조언한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최종적으로 사건이 종결되었는지 확인하려면 담당 수사관에게 문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수사관을 통해 고소인의 이의신청이 실제로 접수되었는지,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는지 등 현재 진행 상황을 가장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며 수사 절차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곧바로 사건의 '완전한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록반환'과 '이의신청'이라는 후속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관련 통지를 받았다면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시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 차분히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