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아빠 vs 껌딱지 아기, 법원은 누구 손을?
억대 연봉 아빠 vs 껌딱지 아기, 법원은 누구 손을?
'돈이 전부가 아니다' 영유아 양육권 전쟁의 냉정한 현실

10개월 아기 양육권 소송에서 대기업 근무 아빠가 안정적 경제력을 가졌음에도, 법원은 정서적 애착을 중시하기에 엄마가 유리하다. / AI 생성 이미지
대기업 아빠의 안정적 경제력과 헌신적인 조부모 지원. 하지만 10개월 아기는 엄마 품만 찾는다. 상간 소송의 아픔을 딛고 시작된 이혼 절차에서, 법원은 '돈'과 '정서적 애착' 중 무엇을 우선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압도적 경제력'만으론 영유아 양육권을 뺏기 어렵다고 경고하며, 아빠가 승기를 잡기 위해 꺼내야 할 '역전 카드'와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했다.
"주말도 없이 다 바쳤는데..." 대기업 아빠의 호소
최근 법률 상담 플랫폼에 한 남성의 절박한 사연이 올라왔다. 재혼한 아내와 성격 차이로 이혼을 고민 중인데, 10개월 된 아들의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겠냐는 질문이었다.
자신을 대기업 그룹사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평일 일부 회식을 제외하면 주말을 포함한 개인 시간 없이 모든 시간을 아내와 아이 육아에 썼다고 주장하며 헌신적인 아빠였음을 강조했다. A씨의 부모님 역시 공무원 은퇴 후 서울에 자가를 보유하며 언제든 손주를 돌볼 여력이 충분하다.
반면 아내는 현재 직업과 재산이 없고, 이혼하면 부모님이 계신 제주도로 내려갈 계획이다.
A씨는 아내의 친정 환경이 아이를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아이가 엄마와만 잠을 잘 정도로 애착이 강하고, 아내 역시 아이에게만큼은 모든 사랑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의 벽'은 높았다…변호사들 "엄마가 유리"
A씨의 사연에 다수 변호사들은 '양육권 확보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진단을 내놨다. 법원이 양육권자를 정하는 절대 기준이 바로 '자녀의 복리'이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이주헌 변호사는 "법원이 양육권자를 결정하는 최우선 기준은 '자녀의 복리'입니다. 특히 만 13세 미만, 그중에서도 현재와 같은 영유아기 자녀는 어머니와의 정서적 유대와 애착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아내가 주 양육자로서 아이를 돌봐왔다면 '양육의 계속성' 원칙에 따라 현 상태를 유지하라는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클래식 오대호 변호사 역시 "영유아의 경우 엄마의 양육권 인정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나 양육권 판결의 최종 기준은 자녀의 복리와 양육 환경의 계속성입니다"라고 지적했다.
A씨의 우월한 경제력은 양육비 지급으로 보완될 수 있는 요소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아, 결정적인 변수가 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빠의 유일한 역전 카드, '아내의 제주도행'
그렇다고 아빠에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아내가 이혼 후 제주도로 이주한다는 점을 '결정적 변수'로 꼽았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A씨의 경우 대기업 재직을 통한 안정적인 소득과 서울 내 주거 능력 그리고 전업주부인 어머니의 전폭적인 양육 보조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우 강력한 강점입니다. 반면 아내측은 현재 경제적 자립 기반이 부족하고 친정의 양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며, 제주도로 거처를 옮길 경우 자녀의 기존 생활 환경이 급격히 변한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단순히 돈이 많다는 주장보다, 서울의 안정적인 양육 환경과 아내의 제주도 이주로 인한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비교하며 '누가 더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가'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플랜B'도 있다…'면접교섭'과 '임시양육자 선점'
양육권 단독 확보가 어렵다면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소송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대립하기보다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 아내의 양육권을 인정하고, 대신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면접교섭 방안(예: 주말 숙박 면접, 방학 중 장기 면접 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일부 변호사들은 더 공격적인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노경희 법률사무소 노경희 변호사는 "당분간 자녀를 데리고 본가에 가서 보조양육자(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양육하는 방법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소송' 을 제기하고 본가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상황을 장기화하는 한편, 자녀의 '임시양육자' 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가정법원에 '사전처분' 신청을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라며, 재판 전 아이의 신변을 먼저 확보해 실질적인 주 양육자 지위를 굳히는 방법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