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트롤러' 저격 글 올렸다가 경찰서행… 명예훼손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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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트롤러' 저격 글 올렸다가 경찰서행… 명예훼손 될 수 있다

2025. 10. 30 17:1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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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커뮤니티에 닉네임과 욕설 섞어 제보 글 게시

변호사들 “특정성과 공익성 입증이 무죄 열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비매너 유저를 고발했을 뿐인데,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게임 커뮤니티에 이른바 ‘트롤링’(고의로 게임을 방해하는 행위) 유저를 제보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한 게이머의 사연이 전해졌다. 정의 구현을 위한 행동이 하루아침에 범죄 혐의로 돌아온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한 게이머가 특정 게임에서 상습적으로 팀의 승리를 방해하는 유저를 발견하고, 분노에 차 게임 커뮤니티 ‘사건사고 게시판’에 해당 유저의 행적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상대방의 게임 캐릭터 닉네임과 함께 일부 욕설이 포함됐다. 얼마 후, 제보 글의 당사자는 “좋게 끝내자”며 대화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게시글 삭제를 요청했고, 이내 게이머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닉네임만 썼는데 고소?…핵심 쟁점은 '특정성'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은 글쓴이가 가장 억울해하는 지점은 ‘개인정보는 하나도 올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명, 사진, 연락처 등 현실의 신상정보 없이 오직 닉네임만 언급했는데 어떻게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냐는 항변이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이 ‘특정성’ 요건이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법적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시완 변호사(법률사무소 평정)는 “게임 캐릭터 닉네임만으로는 현실의 특정인을 지목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실명, 사진 등 개인정보를 전혀 적시하지 않았다면 이 부분이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누구인지 제3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가상의 닉네임만으로는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서아람 변호사(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 역시 “닉네임이 실제 인물과 바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였다면 ‘누구를 지칭하는지 불분명하여 특정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특정성 부재를 중심으로 방어 전략을 짤 것을 조언했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김학재 변호사(에스앤유법률사무소)는 “닉네임만 기재한 경우라도, 피해자의 지인들이 피해자의 닉네임을 알고 있는 경우에는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커뮤니티 내에서 해당 닉네임이 특정인과 동일시될 정도로 유명하거나, 다른 정보를 통해 유추가 가능하다면 법원이 특정성을 인정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공익 위한 제보 vs 사적 비방…욕설이 발목 잡나

글쓴이가 기댈 또 다른 방패는 ‘공익성’이다. 트롤링 행위를 알려 다른 이용자들의 피해를 막으려는 목적이었음을 주장하는 것이다.


우리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을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알렸을 경우 명예훼손으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위법성 조각사유’를 두고 있다. 한병철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는 “게임 내 트롤링 행위를 제보하는 것은 이용자 보호 목적이므로 공익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글에 섞인 욕설이다. 공익적 제보라는 주장의 진정성을 떨어뜨리고, 사적 감정에 따른 비방으로 비칠 위험을 키우기 때문이다.


김상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정중동)는 “욕설 표현이 포함된 점으로 인해 사실·법리 모두 다툼의 여지가 존재한다”며 “단순한 사실 적시를 넘어 비방의 목적 또는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표현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명예훼손 혐의를 벗더라도 욕설 자체만으로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


경찰서 연락 받았다면…'정보공개청구'부터

그렇다면 이미 경찰의 연락을 받은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모든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첫 번째 행동은 ‘고소장 정보공개청구’다.


백광현 변호사(백광현 변호사 사무소)는 “정확히 어떠한 말로 어떠한 죄명이 문제 되는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상대방이 어떤 표현을 문제 삼았는지 알아야 정확한 방어 논리를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법리적 대응이 중요하다. 변호사들은 ▲게시 목적이 사적 비방이 아닌 공익적 제보였던 점 ▲실명 등 개인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아 특정성이 성립하기 어려운 점 ▲욕설은 일시적인 감정 표현이었던 점 등을 일관되게 진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푸름 변호사(이푸름 법률사무소)는 “수사단계부터 대응 전략을 수립하여 경찰 조사에 동행하고, 진술서 및 의견서를 작성하는 등 체계적인 지원을 받는 것이 좋다”며 전문가 조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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