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건물 월세 끊었다가 보증금 500만원 날릴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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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건물 월세 끊었다가 보증금 500만원 날릴 뻔

2026. 06. 09 15:4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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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 수리비'로 맞받아치지 않으면 보증금 공제 원칙

전세사기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다고 해서 월세를 미납한 세입자는 보증금을 잃을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건물 전체가 경매에 넘어간 '전세사기' 현장에서 월세 납부를 중단했던 세입자가 자칫 보증금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경매가 진행돼도 월세 지급 의무는 사라지지 않으며, 미납액은 보증금에서 공제되는 게 원칙이라고 경고한다.


다만, 임차인이 사비로 지출한 '누수 수리비'로 미납 월세를 상계하고,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권을 정확히 행사하면 보증금 전액을 지킬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사기당했으니 월세 안 내도 되겠지?"…가장 위험한 착각


다세대 건물에 보증금 500만 원 월세로 거주하던 A씨는 2024년 건물이 통째로 경매에 넘어가자 월세 납부를 중단했다. 집주인의 관리 소홀과 사기 피해에 대한 항의 표시였지만, 이는 보증금을 위협하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피해라는 사정만으로 월세 지급 의무가 자동으로 면제되지는 않는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한다.


윤관열 변호사는 "전세사기나 경매가 진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임차인이 임의로 월세 지급을 중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미납된 월세가 있다면 원칙적으로 보증금에서 공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임호균 변호사 역시 "'관리가 소홀했다'는 사정만으로 월세 지급 의무가 당연히 면제되지는 않으니, 미납분 공제는 감수하셔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임대차 계약이 유효한 이상, 세입자가 일방적으로 월세 납부를 멈추면 그 금액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보증금에서 차감될 수 있다는 의미다.


'누수 수리비'가 구세주…미납 월세와 '상계'로 방어하라


절망적인 상황에서 A씨가 스스로 해결한 '누수' 문제가 반격의 실마리가 됐다. 집주인이 수리 의무를 방치하자 A씨가 사비로 공사를 진행했는데, 이는 법적으로 '필요비(必要費)'에 해당한다.


임차인은 임대인을 대신해 지출한 필요비에 대해 즉시 상환을 청구할 권리(민법 제626조)를 갖는다. 전문가들은 이 권리를 미납 월세 방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신은정 변호사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납 월세는 보증금에서 공제되는 것이 원칙이나, 부담하신 수리비를 미납 월세와 상계 처리해 공제를 방어할 수 있습니다"라고 핵심을 짚었다. 즉, '집주인이 낼 돈을 내가 냈으니, 밀린 월세와 상계하자'고 주장할 법적 근거가 있는 셈이다.


심규덕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수리 전후 사진과 영수증 등 객관적 증빙을 확보해 "임대인에게 내용증명으로 상환 청구 및 상계 의사를 통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권고했다.


'이것' 안하면 500만원도 못 건진다…소액임차인의 생존법


보증금 500만 원을 온전히 되찾기 위한 핵심은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것이다.


A씨의 보증금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최우선 변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권리를 행사하려면 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이 있다.


임호균 변호사는 "전입신고와 점유(가능하면 확정일자)를 유지하시고, 경매 절차에서 '배당요구 종기' 내에 반드시 배당요구를 하시면 다른 권리자보다 우선해 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즉, ▲전입신고와 실제 거주를 유지하고 ▲법원이 정한 기한 내에 배당요구를 해야만 선순위 채권자보다 앞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고준용 변호사 역시 "배당요구 종기 내에 권리를 반드시 신고해야 합니다"라고 재차 확인하며, 이 조건을 하나라도 놓치면 최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없어 보증금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절차의 미묘함…'자동 공제' 아니라는 반론과 '특별법'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월세 공제를 원칙으로 설명했지만, 유승윤 변호사는 중요한 절차적 차이를 짚었다.


그는 "미납 월세는 원칙적으로 배당에서 자동 공제되지 않습니다"라며, 배당 절차에서는 임차인의 보증금 전액이 채권으로 인정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납 월세에 대한 다툼이 별도의 절차를 통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섣불리 포기하지 말고 법적 절차를 꼼꼼히 밟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임호균 변호사는 개인의 법적 대응을 넘어선 제도를 활용할 것도 조언했다. 그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 적용 여부도 함께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특별법상 피해자로 결정되면 경매 절차 특례, 금융 지원 등 추가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피해 회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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