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 배우자 사망…“국민연금과 망자에 대한 대여금은 어떻게 되지?”
사실혼 관계 배우자 사망…“국민연금과 망자에 대한 대여금은 어떻게 되지?”
사실혼 배우자라도 5년 이상 혼인 관계 인정되면, 국민연금 유족연금을 평생 받을 수 있어
사실혼 관계에서 배우자에게 빌려준 돈은 법적으로 청구할 수 있지만, 먼저 실효성 따져봐야

A씨와 10년 이상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남자가 사망했다. 그의 국민 연금과 그에게 빌려 준 돈은 어떻게 될까?/셔터스톡
A씨와 10년 이상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남성이 사망했다. 그는 사실혼 중에 여러 차례에 걸쳐 총 1억 원가량의 돈을 A씨로부터 차용증 없이 빌려 갔다.
그런데 법정 상속인인 사망자의 아들이 아버지가 A씨에게서 빌려 간 돈은 돌려줄 수 없다고 한다. 또 사망자의 국민연금 유족연금도 2년 동안만 A씨가 받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한다.
A씨는 사망자의 아들로부터 빌려준 돈을 전액 돌려받고 국민연금도 전부 받고 싶은데 이것이 가능할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국민연금 유족연금은 상속재산이 아닌 수급권자 고유 권리…배우자가 1순위 수급권자
법무법인 인헌 박선하 변호사는 “국민연금 유족연금은 상속재산이 아닌 법률에 따른 수급권자가 직접 취득하는 고유 권리”라고 말한다. 상속자인 아들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취지다.
법무법인 창세 장혜원 변호사는 “국민연금 유족연금은 사실혼 배우자라도 5년 이상 혼인 유지와 생계유지 여부가 인정되면 수급권이 있다”며 “상속인이 A씨의 수급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위솔브 법률사무소 이주원 변호사는 “사실혼 배우자는 국민연금법상 ‘배우자’로, 1순위 수급권자”라며 “A씨의 사실혼이 인정되면 평생(재혼·사망 시까지) 국민연금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실혼 관계였다는 확인을 받아야 하기에 법원에 ‘사실혼관계존부 확인 소송’을 제기해서 판결을 받은 후 국민연금공단에 신청해야 한다”고 그는 부연했다.
박선하 변호사는 “이를 위해 A씨는 동거 사실, 생활비 부담, 주변인 진술 등 사실혼 관계 증명을 위한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실혼 관계가 사망으로 종료된 경우, 배우자에게 생전에 빌려 간 돈은 일반 채권으로서 상속인에게 청구 가능
박 변호사는 “사실혼 관계에서 배우자에게 빌려 간 돈은 법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사실혼 관계가 사망으로 종료된 경우,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은 인정되지 않으나, 생전에 빌려 간 돈은 일반 채권으로서 상속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경우 반드시 차용증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금전 거래 증거(계좌이체 내역, 증인 등)를 통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주원 변호사는 “사실혼 배우자에게 빌려준 돈에 대해서는 대여금이 맞는지 차용증 외에도 두 사람의 대화 내역 등으로 입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증이 된다고 하더라도 사망한 배우자에게 다른 상속인들은 없는지 확인한 후 상속인 전부를 상대로 소송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 변호사는 “또 만약 사망한 배우자에게 재산이 없다면 상속인들이 한정승인을 통해 방어할 수도 있으므로, 상속인을 상대로 한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이 실익이 있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창세 장혜원 변호사는 “10년 이상 경과된 채권은 소멸시효 완성이 문제 되고, 10년 이내에 빌려준 돈이라도 단순 송금 내역만 있는 경우 ‘증여’ 또는 ‘생활비 제공’ 등으로 판단될 수 있어, 반환 청구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