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수사 중인데 방과후교사?…'법적 조회'와 '현실의 벽' 사이
성범죄 수사 중인데 방과후교사?…'법적 조회'와 '현실의 벽' 사이
'수사 중' 사실은 조회 안 돼…하지만 학교의 '자체 판단'이라는 변수 존재

아동 성범죄 혐의로 수사받는 교사가 취업 딜레마에 빠졌다./ AI 생성 이미지
아동 성범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A씨. 초등학교 방과 후 교사로 일하기 위해 '성범죄 경력조회'를 앞두고 그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현실의 벽은 법보다 높을 수 있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보장하는 '법적 통과'와 학교 현장의 '자체적 판단'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 사이, 한 교사의 위태로운 줄타기가 시작됐다.
법의 테두리 안: "수사 중인 사실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준강제추행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A씨. 그는 조사 후 100일이 넘도록 아무 연락을 받지 못한 채, 방과 후 교사 활동에 필요한 성범죄 및 아동학대 범죄 전력 조회를 앞두게 됐다. 그의 가장 큰 걱정은 '수사 중'이라는 사실이 자신의 미래에 족쇄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현재 단계에서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행법상 관련 범죄 경력조회는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만 해당 사실이 회보되기 때문이다.
더감 법률사무소의 김경숙 변호사는 "성범죄경력 조회는 취업제한명령을 선고받은 자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법원이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동시에 선고하므로, 성범죄경력 조회 결과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실이 나타나지 않습니다"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이는 유죄 판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결과다.
현실의 벽: "기관 자체 판단이 개입되는 경우 있습니다"
법적인 조회 절차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곧 '취업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법의 원칙과 별개로 존재하는 '현실의 벽'을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한강의 이주한 변호사는 이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었다. 그는 "다만 실무적으로는 ‘조회 결과’와 별개로 기관 자체 판단이 개입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교나 위탁기관에서는 아동 대상 업무의 특성상 수사 진행 사실만으로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내부 규정이나 학부모 민원 등을 고려해 별도의 판단을 할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법적으로는 '결격 사유 없음'으로 나올지라도, 학교 측이 수사 사실 자체를 인지하고 이를 근거로 채용을 거부하거나 계약을 보류할 수 있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