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에 '불법 문신' 피의자…사장님의 운명 가를 '의견서'
사진 한 장에 '불법 문신' 피의자…사장님의 운명 가를 '의견서'
대법원 '유죄' vs 하급심 '무죄' 충돌 속, '시술 아닌 교육' 입증이 관건

누군가 찍어 보낸 사진 한 장 때문에 타투샵 사장 A씨는 불법문신시술 혐의로 입건됐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사진 한 장에 불법 문신 시술 혐의로 입건된 타투샵 사장,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어느 날 갑자기 매장에 들이닥친 형사들은 '의료법 위반' 혐의를 통보했다. 현장에서 시술 도구가 발견된 것도, 고객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누군가 찍어 보낸 사진 한 장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타투샵 사장 A씨는 졸지에 피의자 신분이 되어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시술 아닌 교육"…사진 한 장이 불러온 날벼락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직접 시술한 적이 없다. 수강생을 가르치는 교육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신고된 사진은 그에게 불리한 정황 증거가 될 수 있었다.
조사를 마친 A씨에게 담당 형사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을 테니, 의견서 형태로 다시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불송치(경찰 단계에서 수사를 종결하는 처분)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대법원은 '불법'인데…경찰은 왜 '기회'를 줬나
현행법상 문신 시술은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하면 명백한 불법이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일관되게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판단해왔다. 바늘로 피부를 뚫는 과정에서 감염이나 피부염 등 "보건위생상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서울고등법원 90노2672 판결)라는 이유에서다. 의료법 제27조는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그렇다면 경찰은 왜 A씨에게 '기회'를 주는 듯한 태도를 보였을까. 김전수 변호사(법무법인 한별)는 "경찰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지 않고 의견서를 요구한 것은 혐의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할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의견서의 내용에 따라 A씨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김동훈 변호사(클리어 법률사무소)는 "의견서에는 실질적인 시술 행위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교육 커리큘럼이나 수강생 명단 등 교육 목적의 운영임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를 첨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희망이 된 '하급심 무죄'…뒤집기 가능할까
A씨에게 한 줄기 빛이 될 만한 소식도 있다. 대법원의 확고한 판례와 달리, 일부 하급심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홍성환 변호사(캡틴법률사무소)는 "최근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판결에서 '반영구화장 시술'은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고 전했다. 해당 판결은 문신 시술이 '의학적 전문지식이 없으면 보건위생상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홍 변호사는 "이처럼 하급심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므로, 의뢰인에게 유리한 판례를 잘 인용해 상황을 설명한다면 충분히 무혐의로 종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찰 수사 단계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결국 A씨는 대법원의 '유죄' 원칙과 하급심의 '무죄' 가능성이라는 아슬아슬한 외줄 위에 서게 됐다.
직접 시술 증거가 없다는 점은 분명 유리한 고지다. 하지만 '교육'이었다는 주장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하느냐가 사건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A씨의 운명은 이제 그의 주장을 담아낼 펜 끝에, 그리고 법원의 저울 위에 위태롭게 놓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