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하기 전까지 30만원이었던 술값, 만취했다가 깨보니 500만원 돼 있었다면?
술 취하기 전까지 30만원이었던 술값, 만취했다가 깨보니 500만원 돼 있었다면?

친구들과 술집에 갔다가 과음으로 필름이 끊긴 A씨는 다음날 카드 결제 내역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술값으로 낸 돈이 무려 500만원이나 됐기 때문. 아무래도 술집에서 만취한 A씨를 속이고 바가지를 씌운 것만 같다. /셔터스톡
친구들과 술집에 갔다가 과음으로 필름이 끊긴 A씨. 다음날 카드 결제 내역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술값으로 낸 돈이 무려 500만원이나 됐기 때문. 기억을 잃기 전까지, 마지막으로 확인했던 술값은 분명 30만원 정도였다. 아무리 비싼 술을 마셨다 해도, 500만원은 터무니없는 금액인 것 같다.
A씨는 술집에서 만취한 자신에게 바가지를 씌운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혹시 여기에 대응할 방법이 없을지 궁금하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형법상 준사기죄 성립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준사기죄는 타인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형법 제348조). A씨가 만취한 것을 이용해 실제 술값보다 더 많은 금액을 청구했다면, 술집 사장 등에게 이 죄가 성립한다.
법무법인 다산의 김춘희 변호사는 "술집에서 A씨가 만취한 상태를 이용해 카드로 몰래 결제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실제론 그만큼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허위 계산서를 청구했다면 준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준사기죄 처벌 수위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실제 최근 비슷한 사안에서 유죄가 인정된 판례도 있다. 지난 7월, 춘천지법은 만취한 손님에게 300만원이 넘는 술값을 과다 청구한 사안에서 업주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변호사들은 "준사기죄로 업주를 고소한 뒤 합의를 하거나, 유죄 판결문을 토대로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식으로 피해에 대해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단, 준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해당 혐의에 대해 '입증'이 가능해야 한다. 술집을 함께 간 지인들의 진술이나 가게 내 CC(폐쇄회로)TV 등의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조언이다.
법률사무소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는 "A씨가 기억을 잃었다면, 지인이라도 당시 상황을 기억하고 있어야 법적 조치가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증거조차 없다면 형사 고소가 어려울 수 있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