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도, 진술도 부족했다"… 강간·주거침입 무죄 선고
"DNA도, 진술도 부족했다"… 강간·주거침입 무죄 선고
피해자 진술 신빙성 부족과 객관적 증거 미흡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참고 이미지
이웃 여성을 강간하고 집에 무단침입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방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어재원)는 2024년 8월 23일, 강간과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3고합514).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의 범죄 사실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2월 15일, 이웃 사이인 피해자 B씨(여, 58세)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 단둘이 남게 되자 B씨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음 날인 2월 16일에는 담을 넘어 B씨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하지만 법원은 B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B씨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진술서는 “A씨가 술에 취해 성기가 발기되지 않아 삽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진술했고, 사건 직후 채취된 속옷에서도 정액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DNA는 검출됐지만, 국과수는 “동일 부계 남성 간에는 DNA형이 일치할 수 있다”며 식별력에 한계를 명시했다.
또한 B씨는 “술에 거의 취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감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151%로 만취에 가까운 수치였다.
강간 피해를 주장한 B씨가 처음 경찰에 신고한 내용은 ‘주거침입’이었고, ‘강간’ 신고는 이후에 이루어진 점도 의문으로 지적됐다. B씨는 "A씨로부터 폭행을 당할까 봐" 바로 신고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나, 실제로는 A씨가 별다른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112 신고 당시 B씨가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한 진술은 있었지만, 그 내용이 일관되지 않고 객관적 증거와도 불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어 “B씨의 진술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일부 모순되거나 구체성이 떨어졌으며, 법정에서도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목격자들의 진술도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법원은 "B씨로부터 A씨가 강간했다는 소리를 들은 사실이 있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매우 추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주거침입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은 “B씨는 A씨가 어떻게 침입했는지 직접 목격하지 못했고, 담을 넘었다는 객관적 증거도 없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
법원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려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하는데, 그런 수준의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참고] 대구지방법원 2023고합514 판결문(2024. 8. 23.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