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친이 자해해요" 신고했다 특수협박범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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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친이 자해해요" 신고했다 특수협박범 될라

2026. 03. 12 14:4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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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위협 없었다" 진술에도 경찰 "가정보호사건"…법조계 의견은?

가족과 통화 중 격분해 자해한 남성이 여자친구의 신고로 특수협박 피의자가 됐다. / AI 생성 이미지

가족과 통화 중 격분해 자해한 남성이 여자친구의 걱정 어린 신고로 '특수협박' 피의자가 됐다. 여자친구는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했지만, 경찰은 '가정보호사건'으로 검찰에 송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가정폭력 사건은 경찰이 임의로 종결할 수 없다는 '원칙론'과 협박의 고의가 없어 범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반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걱정이 부른 '특수협박' 혐의, 어쩌다?


사건은 한 남성이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시작됐다. 가족과의 통화에 화가 치민 그는 자신의 팔에 자해를 했다. 이를 목격한 여자친구는 남자친구가 걱정되는 마음에 "남자친구가 자해를 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 신고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출동한 경찰은 '여자친구 앞에서 위험한 물건으로 자해한 행위'를 문제 삼아 남성을 특수협박 혐의로 조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성은 "절대 여자친구를 위협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항변했고, 신고 당사자인 여자친구 역시 경찰 조사에서 "어떠한 위협이나 협박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두 사람의 관계를 '사실혼'으로 보고, 사건을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른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단계에서 사건을 마무리짓고 싶은 두 사람의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의미다.


"가정폭력 사건은 경찰 임의 종결 불가"…'전건 송치' 원칙론


다수의 법률 전문가는 가정폭력 사건의 특수성 때문에 경찰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다. 가정폭력처벌법상 관련 사건은 경찰이 임의로 불송치(혐의 없음 등으로 사건을 검찰에 보내지 않는 결정)할 수 없고, 모두 검찰에 보내야 한다는 '전건송치주의'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안영림 변호사는 "가정폭력 사건은 경찰에서 불송치가 불가능합니다. 관련 법 규정에 따라 전건 검찰로 송치되어 검사가 처분하게 됩니다"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홍윤석 변호사 역시 "가정폭력처벌법상 사실혼 관계에서 발생한 가정보호사건은 경찰이 임의로 종결할 수 없고, 원칙적으로 검찰에 송치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수사기관이 재발 가능성 등을 고려해 사건을 검찰로 보내 판단을 받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종환 변호사도 "가정폭력범죄에 의한 사건의 경우 ... 무조건 검찰에 사건이 송치됩니다"라며 이 원칙을 재확인했다.


"위협 의도 없으면 범죄 아냐"…'고의성' 부재 반박론


하지만 반대 의견도 팽팽하다.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를 위협하려는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그 고의가 없으므로 범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한대섭 변호사는 "단순히 감정적으로 크게 흥분한 상태에서 자신에 대한 분노나 좌절감을 표출하기 위해 자해 행위를 한 것이라면, 옆에 있는 사람을 위협하려는 의도가 없었으므로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또한 "여자친구가 위협이나 협박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면, 협박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방향으로 판단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조재황 변호사는 범죄 성립 요건을 구체적으로 짚으며 "특수협박은 상대방에 대한 해악의 고지와 공포심 유발이 핵심인데, 자해만으로는 통상 그 요소가 약하고, 피해자가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고 일관하면 범죄 성립 판단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남성의 자해가 여자친구를 향한 위협이었는지가 혐의 성립의 관건인 셈이다.


경찰서에서 끝내고 싶다면…최선의 전략은?


전문가들은 경찰 단계에서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하거나 검찰로 넘어가더라도,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법적 대응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경찰 단계에서 사건을 불송치 결정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과 흉기 사용의 목적이 오직 자기 자신을 향한 자해에 국한되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라며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사건이 검찰로 송치될 경우와 관련, 검사 출신인 송승환 변호사는 "그렇다면 최고의 탈출구는 기소유예입니다"라고 조언했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나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오지영 변호사는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되는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되더라도 전과가 남지 않고 보호처분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지나치게 불리한 결과는 아닙니다"라며 실질적인 불이익이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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