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서울, 평일엔 지방…'이중생활' 직장인, 공공분양 청약 괜찮을까?
주말엔 서울, 평일엔 지방…'이중생활' 직장인, 공공분양 청약 괜찮을까?
직장 따라 거주지 옮긴 A씨, 서울에 둔 전셋집 주소지가 '위장전입' 될까 노심초사…법률 전문가들 “실거주 증명하면 문제없다” 한목소리

A씨는 직장 때문에 평일은 지방 사택에서, 주말은 서울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직장 따라 지방살이, 주말엔 서울…'이중생활' 직장인의 공공분양 청약, 위장전입일까?
직장 때문에 평일은 지방 사택에서, 주말은 서울 원룸에서 지내는 한 직장인이 공공분양 청약을 앞두고 '위장전입'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법률 전문가들은 실제 거주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면 문제 될 소지가 적다고 입을 모았다.
내 집 마련의 꿈, '위장전입' 덫에 걸릴까
2017년 이직과 함께 경상도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A씨. 그는 회사 근처 사택에서 평일을 보내고, 금요일 밤이면 서울로 향했다. 주말마다 숙소를 잡는 번거로움과 짐 보관 문제로 고민하던 그는 2020년, 서울에 원룸 전셋집을 얻고 전입신고까지 마쳤다. 전세보증금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평온하던 그의 일상에 돌을 던진 것은 '공공분양 청약'이었다.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청약을 준비하던 A씨는 정부가 부정 청약 당첨자를 전수조사한다는 소식에 덜컥 겁이 났다. 주민등록상 주소는 서울이지만, 주중 생활 근거지는 경상도인 자신의 상황이 '실거주 의무'를 위반한 위장전입(僞裝轉入·실제 살지 않으면서 주소만 옮겨 놓는 행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법조계 한목소리…'실거주' 증명하면 문제없다
A씨의 고민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실제 거주 여부'가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실제로 서울 원룸을 계약해 주말마다 생활하고 있다면 위장전입으로 보기 어렵다"면서도 "실거주 여부에 대한 심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충분한 소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캡틴법률사무소 홍성환 변호사 역시 "주중과 주말을 구분해 복수의 거주지를 유지하는 것은 민법의 복수주소주의 및 관련 판례에 따라 인정된다"며 A씨를 안심시켰다. 법률사무소 민앤정의 권민정 변호사도 "신용카드 사용 내역, 출입 기록, 가스 사용 고지서 등 실제 거주를 증빙할 자료가 있다면 위장전입으로 간주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결국 변호사들의 의견은 하나로 모였다.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서류상으로만 주소를 옮겨놓는 명백한 허위 신고가 아닌, A씨처럼 실제 생활의 근거지로 사용하는 공간이라면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법원도 인정한 '거주의 목적'…청약 노린 허위신고와는 달라
법원의 판단 기준도 전문가들의 의견과 궤를 같이한다. 주민등록법상 전입신고는 '30일 이상 생활의 근거로 거주할 목적'이 있는지를 심사할 뿐, 그 외 다른 의도가 있는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다(대법원 2009. 6. 18. 선고 2008두10997 판결).
A씨가 주말마다 서울 원룸에서 잠을 자고 생활하며 자신의 공간으로 사용한 이상, '거주 목적'이 명백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오로지 청약 가점을 높이거나 특정 지역 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주소만 '빌리는' 행위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직장 때문에 불가피하게 평일 거주지가 다른 곳에 생긴 현대인의 복합적인 주거 형태를 법이 외면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신용카드 내역·공과금이 '알리바이'…철저한 증빙이 관건
다만 전문가들은 '입증 책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만약 공공분양 당첨 후 실거주 의심으로 소명 요청을 받게 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A씨의 서울 생활이 실제였음을 증명할 '알리바이'는 꼼꼼히 챙겨둘수록 좋다.
구체적인 증빙 자료로는 ▲서울 원룸 전세계약서 ▲주말에 집중된 신용카드 사용 내역 ▲서울 주소지로 배송된 택배 수령 기록 ▲전기·수도·가스요금 등 공과금 납부 내역 ▲고속도로 하이패스 기록이나 대중교통 이용 내역 등이 꼽힌다. 반대로 평일 거주가 불가피했음을 보여주는 ▲회사 재직증명서 ▲사택 거주 확인서 등도 준비해두면 소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A씨의 '이중생활'은 위장전입에 해당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청약 기관의 기계적인 심사 과정에서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주거 형태가 합법적인 '복수 거주'임을 증명할 자료를 철저히 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