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은 회사 와서 수표로'…그 관행, 따를 의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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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은 회사 와서 수표로'…그 관행, 따를 의무 없다

2026. 04. 27 10:2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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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체 거부하는 회사, 변호사들 “명백한 위법 소지”

퇴직금을 수표로 직접 수령하라는 회사의 '관행'은 위법 소지가 크다. / AI 생성 이미지

“퇴직금은 수표로 준비할 테니 27일에 직접 회사로 나와서 수령하세요. 그게 우리 회사 관행입니다.” 퇴사 후 정산을 기다리던 직장인에게 떨어진 황당한 통보다.


과연 회사의 ‘오랜 관행’은 법보다 위에 있을까? 계좌이체를 거부하고 방문 수령을 강요하는 회사에 맞서 근로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킬 방법을 변호사들이 직접 답했다.


“관행이니 따라라” 회사의 일방적 통보, 발단은


2024년 6월 입사해 2026년 3월 26일 자발적으로 퇴사한 A씨. 그는 퇴직금을 급여일인 4월 25일에 받기로 회사와 합의했다.


퇴직금은 퇴사 후 14일 이내 지급이 원칙이지만, 당사자 간 합의가 있으면 지급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약속된 날짜가 다가오자 회사는 돌연 말을 바꿨다. 27일에 직접 회사로 와서 퇴직금을 '수표'로 받아 가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다.


심지어 “그런 관행을 몰랐느냐”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A씨는 재직 중 징계성으로 퇴사한 직원 단 한 명만이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을 봤을 뿐, 이것이 일반적인 관행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는 회사의 부당한 요구가 근로기준법 위반은 아닌지, 계좌 입금을 거부하는 회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함에 법률 전문가들의 문을 두드렸다.


변호사들 “방문·수표 수령 강요, 적법한 사유 안 돼”


변호사들은 회사의 요구가 법적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위법 소지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뿌리깊은나무 김영삼 변호사는 “설령 직원이 회사에 직접 방문하여 퇴직금을 수령하는 관행이 존재하고, 직원이 회사에 방문하여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적법한 항변사유가 되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는 직원의 급여계좌를 알고 있을 것이므로 직원이 회사에 방문하지 않은 경우에는 직원의 급여계좌로 퇴직금을 지급하였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며, 회사가 이미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정중동 김상윤 변호사 역시 “직접 지급은 계좌이체도 포함되며, 반드시 사업장에 방문하여 수령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따라서 회사가 '회사 방문 후 수표 수령'만을 강제하는 것은 법 취지에 반할 소지가 있고, 내부 관행 역시 근로자를 구속하지 않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전문가들은 만약 회사가 계좌이체 요구에 끝까지 응하지 않는다면, 내용증명 등으로 계좌번호를 명시해 지급을 요청하고, 그럼에도 지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로 진정을 제기하라고 조언했다. 이 경우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연 20%의 지연이자까지 청구할 수 있다.


내 퇴직금, 제대로 계산됐나?…확인과 이의제기 방법


지급 방식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퇴직금 액수 자체에 대한 검증이다. A씨는 최초 3개월간 4대 보험 없이 3.3% 사업소득세만 공제한 형태로 근무했지만, 근로계약서에는 해당 기간도 근무기간에 포함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김상윤 변호사는 “최초 3개월간 4대보험 미가입 및 3.3% 공제 방식이었더라도, 실질적으로 사용자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해당 기간도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됩니다”라며 “계약서에 포함된다고 명시된 점까지 고려하면 회사가 이를 제외하기는 어렵습니다”라고 분석했다.


퇴직금 산정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근로자는 회사에 ‘퇴직금 산정내역서’, ‘퇴직 전 3개월 임금명세서’, ‘평균임금 계산 근거’ 등을 공식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만약 회사가 자료 제공을 거부하거나 산정액에 오류가 있다면,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조정이 되지 않을 경우 노동청 진정 또는 민사소송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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