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그만둘게요" 말한 뒤 출근 안 했는데⋯'자발적 퇴사' 아닌 '부당해고'로 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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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만둘게요" 말한 뒤 출근 안 했는데⋯'자발적 퇴사' 아닌 '부당해고'로 본 이유

2020. 10. 05 10:04 작성2020. 10. 05 10: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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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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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원 "진정한 '사직 의사' 표시라고 해석하기 어렵다"

"그만두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어도, 진심이 아니었다고 볼 정황과 맥락이 있었다면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셔터스톡

"내가 그만두면 되겠다"고 말하고 회사를 떠났더라도, 그 발언이 진심이 아니었다고 볼 정황과 맥락이 있었다면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근로자는 해당 발언을 한 이후 사업장에서 계속 일을 했는데, 법원은 이를 볼때 '자발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사직'이 아닐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4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를 당했으니 구제해달라"는 행정소송에서 A씨 손을 들어줬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한 부부가 공동대표로 있는 제과·제빵업체에 근무하다가 같은 해 5월 이 부부의 아들인 B씨와 언쟁을 벌인 후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았다. 근로감독관 조사 결과에 따르면 B씨는 A씨와 언쟁 중에 "이렇게 하면 같이 일 못 한다"고 했고, A씨는 "그럼 내가 그만두면 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후 A씨가 제빵실에서 계속 일하자, B씨가 A씨에게 "나간다고 하지 않았느냐. 왜 여기서 일을 하느냐"고 말했고 A씨는 그 자리에서 짐을 챙겨 나간 뒤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B씨의 부모는 A씨가 사업장을 나가자 몇 시간 뒤에 A씨에게 해당 날짜까지의 급여를 지급하고, "근로관계가 종료됐다"고 통보했다.


이에 A씨는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재심 기구인 중앙노동위원회에도 사건을 올렸지만 역시 기각됐다. 이후 A씨는 "중앙노동위원회가 기각한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만두면 되겠다' 말한 후 다시 일하고 있었다면, 진정한 사직의사로 보기 어렵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A씨가 자발적으로 사직 의사를 표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A씨의 의사에 반해 B씨와 그 부모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된 것이라고 보는 게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A씨가 해당 발언 직후 제빵실에서 일했다는 정황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는 의사를 표현했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를 떠나 제빵실로 가서 근무하고 있었다면 진정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해석하기 어렵다"며 "B씨는 다시 A씨에게 일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는 A씨가 짐을 챙겨 사업장을 떠난 원인이 됐다"고 했다.


재판부는 "B씨 측은 2개월간 후임자를 찾지 못해 사업장 운영에 큰 지장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2개월간 A씨에게 다시 출근해달라는 취지의 연락을 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어 "A씨의 근로계약 관계 종료는 해고에 해당한다"면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통지를 하지 않은 것은 절차적 위법으로, 이 사건 재심 판정은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진심으로 사직을 표한 게 아니기 때문에 해고로 볼 수 있고, 해고라면 지켜야 하는 법령상 절차가 있는데 그걸 지키지 않았으니 부당해고라는 취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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