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자인데 외국 국적…재산 한 푼도 안 물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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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자인데 외국 국적…재산 한 푼도 안 물려줄 수 있을까?

2026. 08. 06 15:1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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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증여·신탁으로 상속 막으려 해도 '유류분'에 발목…변호사들 "완전한 배제는 불가능"

외국 국적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지 않더라도, 자녀의 상속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A씨에겐 자녀가 한 명 있다. 가족관계등록부에도 등재된, 생물학적으로도 친자가 맞다. 다만 자녀의 국적은 대한민국이 아니다.


A씨는 이런 자녀에게 자신의 재산을 단 한 푼도 물려주고 싶지 않다. 자신이 사망했을 때 자녀가 상속을 받지 못하도록 사전에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싶다.


유언이나 생전 증여, 신탁, 보험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녀의 상속권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게 가능할지, A씨는 변호사들에게 자문했다.


외국 국적·해외 거주, 상속권에 영향 없어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A씨의 바람이 현행법상 실현되기 매우 어렵다고 봤다. 자녀가 외국 국적을 가졌거나 해외에 거주한다는 사실은 상속 권리를 없애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대한민국 민법은 상속인의 국적을 제한하지 않는다"며 "자녀가 외국 국적이라 하더라도 친자관계가 인정되는 한 상속권은 동일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사법에 따라 상속은 사망한 사람(피상속인)의 국적에 따라 결정된다. A씨가 사망 당시 대한민국 국적자라면, 상속 절차는 한국 민법을 따른다. 상속받을 자녀의 국적은 따지지 않는다.


빛솔 법률사무소 정민환 변호사는 "국제사법상 상속은 사망 당시 피상속인의 본국법에 따르므로, 질문자가 사망 당시 대한민국 국적자라면 원칙적으로 한국 민법이 적용된다"고 짚었다.


유언으로도 막을 수 없는 '유류분'이라는 벽


변호사들은 A씨가 원하는 대로 상속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로 '유류분(遺留分) 제도'를 꼽았다. 유류분이란 법에 따라 상속인이 최소한으로 보장받는 상속 지분이다.


A씨가 유언으로 "내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겠다"고 명시하더라도, 자녀는 자신의 법정상속분 절반에 해당하는 유류분을 달라고 청구할 권리가 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는 "유언이나 생전 증여로 다른 사람에게 재산을 전부 넘기더라도, 해당 아동은 유류분 반환청구를 통해 최소한의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 역시 "유언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 재산을 남기더라도 자녀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다"며 유류분 제도의 강제성을 강조했다.


생전 증여·신탁·보험도 완벽한 해법은 아냐


그렇다면 재산을 미리 다른 사람에게 증여하거나, 신탁 또는 보험 상품을 활용하는 방법은 어떨까. 변호사들은 이 역시 유류분 제도를 완전히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생전에 재산을 증여하더라도, 사망 전 일정 기간 안에 이뤄진 증여는 유류분 계산을 위한 기초재산에 다시 포함될 수 있다.


한장헌 변호사는 "사망 1년 이전에 제3자에게 증여하거나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으나, 상속인을 해할 것을 알고 한 증여는 유류분 산정에 포함되므로 완전 배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재산 승계 수단으로 주목받는 유언대용신탁도 마찬가지다. 법원은 신탁을 통한 재산 이전 역시 유류분 계산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생명보험금은 수익자를 특정인으로 지정하면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아 비교적 안전한 수단으로 꼽힌다. 그러나 한 변호사는 "납입한 보험료 상당액이 유류분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완전 차단은 불가, 최소화 전략은 가능"


결국 변호사들은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녀의 상속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여러 법적 장치를 동원해 자녀에게 돌아갈 몫을 '최소화'하는 전략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재산 목록을 먼저 확정한 뒤, 어떤 자산을 언제 누구 명의로 옮길지, 유언과 생전처분을 어떻게 엮을지 순서를 짜야 한다"고 말했다. 생전 증여와 유언, 신탁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유류분 청구액 자체를 줄이는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편, 자녀가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는 등 특정 사유가 있을 경우 상속권을 상실시키는 제도가 2026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민환 변호사는 "단순한 관계 단절이나 외국 거주만으로는 (상속권 상실 사유로) 부족하다"고 설명해, A씨의 사례에 적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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