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폰에 뭐가 있을 줄 알고 차단해?”…‘알몸 영상’ 협박, “지금 당장 고소하라”
“내 폰에 뭐가 있을 줄 알고 차단해?”…‘알몸 영상’ 협박, “지금 당장 고소하라”
“내가 뭘 가지고 있을 줄 알고 차단하냐.” 헤어진 연인의 휴대전화에서 날아온 이 한 문장은, 한 여성의 일상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디지털 지옥'의 예고편이었다.

직접 찾아가지 않고 반복적으로 연락하는 행위도 스토킹 범죄이며, 특히 불법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은 1년 이상 징역형의 중범죄다./셔터스톡
“영상 유포 암시, 얼마나 큰 죄인가?”…‘1년 이상 징역’의 중범죄
카카오톡을 막으면 인스타그램 DM으로, DM을 막으면 문자메시지로, 그것도 모자라 8번 넘게 전화벨이 울릴 때까지. 3개월간 이어진 지옥 같은 시간.
모든 연락을 차단하자 이번엔 그의 어머니 휴대전화로 섬뜩한 메시지가 도착했다. “내 폰에 뭐가 있을 줄 알고.”
그 한마디에 여성은 얼어붙었다. 과거 술에 취한 자신을 찍은 알몸 영상의 존재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상은 공포가 됐고, 숨 쉬는 모든 순간이 불안으로 가득 찼다.
이 절박한 사연에 변호사 20여 명이 이례적으로 만장일치 의견을 냈다. 지금은 두려워할 때가 아니라 싸워야 할 때라고 말이다.
“찾아오지 않고 연락만 해도 스토킹?”…‘접근’ 없는 공포, 처벌은 명백
많은 이들이 스토킹을 집 앞에 찾아오거나 따라다니는 행위로만 생각하지만, 법의 판단은 다르다. 김경태 변호사는 “실제 접근이 없더라도 카톡, DM, 문자 등 통신매체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연락하는 것만으로 명백한 스토킹 범죄”라고 단언했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글이나 영상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
김도현 변호사는 “차단된 후에도 다른 수단으로 연락을 이어간 것은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명백한 증거”라며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경찰의 임시 조치와 별개로 법원에 접근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되도록 하는 강력한 족쇄를 채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상 유포 암시, 얼마나 큰 죄인가?”…‘1년 이상 징역’의 중범죄
더욱 심각한 것은 ‘알몸 영상’을 무기로 한 협박이다. 이는 단순 스토킹을 넘어선 악질적인 성범죄다.
법무법인 이엘 민경철 변호사는 “동영상을 빌미로 한 협박은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이용협박죄에 해당하며, 스토킹보다 훨씬 무거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는 중범죄”라고 경고했다. ‘유포하겠다’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다.
법무법인 웨이브 이창민 변호사는 “친구들만 있는 단톡방이나 비공개 계정에 올리는 행위 역시 명백한 유포”라고 못 박았다.
가해자의 협박에 섣불리 대응하다 보복성 유포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송재빈 변호사는 “경찰 수사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신속하고 안전하게 고소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상을 영원히 지울 수 있을까?”…압수수색, ‘디지털 기록’ 삭제의 열쇠
피해자의 가장 큰 공포는 ‘어딘가에 남아있을 영상’이다. 이 불안을 끝낼 방법은 없는 걸까?
법률사무소 명중 윤형진 변호사는 “신속히 고소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며 “고소 즉시 가해자의 휴대폰, PC, 클라우드 서버까지 압수수색해 디지털 포렌식으로 모든 촬영물을 영구히 삭제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청백 공동법률사무소의 박성빈 변호사 역시 “고소장에 상대방의 모든 디지털 기기에 대한 압수수색 요청을 꼼꼼히 기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형사 고소는 처벌뿐 아니라, 피해자를 옭아매는 디지털 족쇄를 완전히 끊어낼 가장 확실한 수단인 셈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피해자가 ‘디지털 감옥’에 갇혀 고통받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단호하다. “주말이라도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이진채 변호사), “협박 메시지 캡처 본을 들고 즉시 신고하십시오.”(최성현 변호사)
망설임은 가해자에게 더 큰 무기를 쥐여줄 뿐이다. 이 끔찍한 범죄의 고리를 끊는 첫걸음은 당신의 용기다. 기억하라. 이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