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서리가 앗아간 평온…'공탁금'으로 징역 피하려는 20대 가장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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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서리가 앗아간 평온…'공탁금'으로 징역 피하려는 20대 가장의 호소

2025. 12. 29 13:1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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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서리 때문에 96세 보행자 충격…피해자 가족 연락 두절에 법조계 "합의 안 되면 공탁이 중요 감형 사유"

장애인 아버지를 부양하는 20대 청년이 출근길 사고로 96세 노인을 쳐 구속 위기에 처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아버지가 장애인이세요…한 청년의 눈물, 구속 기로에 서다


장애를 가진 아버지를 부양하며 밤낮으로 일하던 20대 청년의 삶이 한순간의 사고로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새벽 출근길, 헬멧에 낀 서리 때문에 신호를 보지 못하고 96세 노인을 들이받은 그는 이제 구속의 갈림길에 섰다.


"헬멧에 낀 서리, 인생을 가렸습니다"


사고는 어둡고 추운 겨울 새벽에 일어났다. 20대 중반의 A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던 중이었다. 음주 상태도 아니었고, 과속을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치솟는 입김이 헬멧 안에 서리로 얼어붙으며 순간적으로 시야를 가렸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속도를 줄이는 것뿐이었다. 결국 시속 30km의 속도로 신호를 위반했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96세 보행자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달려간 A씨는 피해자 가족에게 무릎 꿇고 사죄했다. 하지만 고령의 피해자는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가족들은 A씨의 연락을 의도적으로 피하기 시작했다.


A씨는 "합의하고 싶지만 연락조차 닿지 않는다"며 "구속되면 장애가 있으신 아버지는 누가 돌보냐"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합의의 문은 닫혔다…'공탁'이 유일한 희망 될까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호위반은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A씨가 종합보험이 아닌 책임보험에만 가입된 점, 피해자가 위중한 고령의 노인이라는 점은 매우 불리한 요소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만약 피해자가 사망할 경우 치사사고이기 때문에 단기 실형이 선고되는 등 중한 처벌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집현전 김묘연 변호사 역시 "12대 중과실 사고인 만큼, 상대방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실형이 예상되는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이 A씨에게 제시한 유일한 돌파구는 '형사 공탁'이다. 공탁은 피해자와 합의가 어려울 때, 가해자가 피해 회복을 위한 돈을 법원에 맡겨두는 제도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피해자 가족이 연락을 피하고 있어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법적으로 합의가 불가능한 경우 공탁금을 걸면 감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피해자가 돈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가해자가 피해 복구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집행유예'와 '실형'을 가를 결정적 변수들


물론 공탁만으로 구속을 100%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판부가 형량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 여기에 A씨에게 유리한 다른 사정들이 더해지면 실형을 피할 가능성은 커진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음주운전이 아닌 점, 사고 직후 즉시 구호조치를 취하고 병원을 방문하여 진심 어린 사과를 시도한 점 등은 법원의 양형에 있어 긍정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과 없는 초범이라는 점, 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부양하는 가장이라는 점 역시 재판부의 선처를 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정상참작 사유'다.


결국 A씨의 운명은 피해자의 상태와 그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달리게 됐다. 법조계는 A씨가 공탁을 포함해 진심 어린 반성과 재발 방지 노력을 다한다면, 실형보다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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