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 협박으로 “3억 원 주겠다”고 각서 작성…법적 효력 있나?
내연녀 협박으로 “3억 원 주겠다”고 각서 작성…법적 효력 있나?
강박에 의해 작성된 각서는 법적 효력 없어
상대방을 협박죄, 공갈죄로 고소하는 게 부당한 각서 이행 요구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내연녀의 강박으로 "3억원을 주겠다"고 각서를 쓴 A씨. 이 돈을 주어야 할까?/셔터스톡
50대 직장인 A씨가 몇 해 전 경남 지방 발령을 받아 일하던 중 미혼인 단골 카페 여사장을 알게 됐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방에서 생활하던 A씨는 그녀와 사귀면서 잠자리를 같이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그런데 어느 날 잠을 자는 사이에 상대방이 A씨 스마트폰에 있는 정보를 모두 가져가 버렸다. 그런 뒤 그녀는 A씨에게 이혼을 종용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A씨의 배우자에게 모두 얘기하겠다고 협박했다.
A씨가 이혼할 생각이 없다고 하니 그녀는 대신에 “3억 원을 주겠다”는 각서를 쓰게 했다. A씨는 아직 돈을 주지 않았는데, 여자는 이런저런 협박을 계속한다. A씨는 상대방의 협박으로 인해 작성한 각서가 법적 효력이 있는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각서가 아니므로, 3억 원 지급할 의무 없어
A씨의 경우처럼 ‘강박’(상대에게 고의로 해악을 끼치겠다며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위)에 의해 작성한 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로티피 법률사무소(LAWTP) 최광희 변호사는 “상대방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하고 협박하여 각서를 작성하게 했다면, 해당 각서는 강박에 의해 작성된 것이므로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더든든 추은혜 변호사는 “이혼 종용과 배우자에게 알리겠다는 협박으로 작성한 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며 “A씨는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3억 원을 지급 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협박과 강요에 대한 증거 확보한 뒤 형사 고소해야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A씨는 현재 상대방의 불법적인 행위로 인해 정신적 경제적으로 큰 압박을 받는 상황이므로, 수동적으로 끌려다니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법률사무소 무율 전준휘 변호사는 “협박과 강요에 대한 증거가 확보된다면 이를 증거로 하여 상대 여성을 협박죄, 공갈죄로 고소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상대방이 A씨 스마트폰을 무단으로 조작한 사실까지 확인된다면 이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역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성준 변호사는 “A씨의 고소로 형사 절차가 개시되면 상대방은 더 이상 함부로 A씨를 협박하기 어려워지고,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부당한 각서의 이행 요구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배우자에게 부정행위 사과하고, 배우자와 공동으로 대응하는 게 좋은 선택 될 수 있어
더신사 법무법인 유선종 변호사는 “이 경우 협박 내용과 요구 정황을 문자, 녹음 등으로 철저히 증거화 하는 것이 우선이며, 가능한 한 빠르게 경찰에 고소해 형사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가로 접근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상대방의 불법적 접근과 협박을 차단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성준 변호사는 “하지만 A씨의 부정행위는 배우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전준휘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A씨의 배우자도 결국엔 해당 사정을 알게 될 가능성이 크므로, 차라리 먼저 사실을 밝히고 사과한 다음 공동으로 상대 여성과 대응하는 것이 손해를 줄이고 사건을 원만히 해결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