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8천원 떼였는데 10만원 받아도 되나요?…'괘씸죄' 더한 소액사기 합의금의 모든 것
1만 8천원 떼였는데 10만원 받아도 되나요?…'괘씸죄' 더한 소액사기 합의금의 모든 것
당근마켓 기프티콘 사기 피해자의 질문에 변호사 6인이 답했다. 소액 사기 대처법부터 가해자가 미성년자일 경우까지,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을 총정리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1만 8천원 사기를 당했을 때, 정신적 피해 보상을 포함해 피해액의 3~5배인 5만~10만원을 합의금으로 제시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변호사들은 조언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1만 8천원 사기, 합의금 10만원 요구는 정당할까? 변호사들이 답했다.
"고작 1만 8천원 가지고 신고하긴 좀 그런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고민이 A씨의 발목을 잡았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기프티콘을 사려다 돈만 날린 A씨. 억울함에 잠 못 이루던 그는 결국 경찰서로 향했다. 다행히 가해자가 합의 의사를 밝혀왔지만, 진짜 고민은 지금부터 시작됐다. "피해 금액만 돌려받는 건 너무 억울한데... 합의금은 얼마를 불러야 할까요?"
"떼인 돈의 5배까지 OK"…정신적 피해보상, '괘씸죄'의 가격
A씨의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은 '피해 원금' 이상의 합의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기 사건의 합의금은 단순히 떼인 돈을 돌려받는 것을 넘어,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겪은 정신적 고통과 시간적 손실에 대한 보상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와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소액 사기의 경우 통상 피해금액의 3~5배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진다"며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가 적정선"이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10만원 내외로 부르는 것이 적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너무 높은 합의금은 오히려 협상을 결렬시킬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한병철 변호사는 "너무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상대가 합의를 포기할 수 있으니, 5만원 내외로 합의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결국 돈을 빨리 돌려받을지, 아니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괘씸죄'의 대가를 더 받아낼지, 가해자의 태도를 보며 줄다리기를 하는 '협상의 기술'이 필요한 셈이다.
"합의는 없다" 선언했다면?…1만 8천원 사기, '100만원 벌금'의 나비효과
만약 가해자가 합의를 거부하거나, 피해자가 합의 없이 처벌을 원한다면 어떻게 될까? A씨 사건은 형법 제347조가 규정하는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한다.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물론 피해액이 1만 8천원으로 소액이라는 점은 재판에서 고려된다. 변호사들은 대부분 초범이고 피해액이 적어 50만원에서 100만원 사이의 벌금형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판례를 봐도 기프티콘 사기로 1만 5천원을 가로챈 피고인에게 벌금 100만원이 선고된 사례가 있다. 피해 금액은 적을지라도, 상습적이거나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한 경우 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가해자가 중학생?…형사처벌 피하는 '만 14세의 벽', 그러나 방법은 있다
A씨의 마지막 질문처럼,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우리 형법은 만 14세가 되지 않은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형법 제9조). 이들을 '형사미성년자'라 부르며, 흔히 '촉법소년'이라는 용어로 알려져 있다.
만약 가해자가 만 14세 미만이라면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다. 다만,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명확하므로 소년법에 따라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같은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형사 처벌은 피할 수 있지만, '민사 책임'이라는 칼날은 피할 수 없다. 피해자는 가해자 본인이 아닌 부모님을 상대로 "내 돈과 정신적 피해를 물어내라"는 민사 소송을 제기해 피해를 돌려받을 수 있다.
반면 가해자가 만 14세 이상이라면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역시 소년법의 적용을 받아 성인보다 감경된 처벌을 받거나 보호처분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박성현 변호사는 "상대방이 미성년자일 경우 형사처벌은 제한적일 수 있으니,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