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라더니…1년 되기 3일 전 '해고 통보'
'프리랜서'라더니…1년 되기 3일 전 '해고 통보'
출퇴근·업무지시 다 했는데 퇴직금은 못 준다?

피트니스센터에서 1년간 PT로 일한 A씨는 퇴직금 지급 기준일을 3일 앞두고 해고 통보를 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퍼스널 트레이너(PT)로 1년간 일하고 퇴직금 지급 기준일을 불과 3일 앞둔 채 사실상 해고 통보를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근로계약서 없이 3.3% 사업소득세만 떼는 '프리랜서'로 일했지만, 고정된 출퇴근 시간과 상시적인 업무 지시에 묶여 있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실질이 근로자였다면 퇴직금은 물론 실업급여까지 받을 수 있다며,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한 법적 대응을 조언했다.
시키는 건 다 했는데...나는 '유령 근로자'?
2025년 4월 1일부터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퍼스널 트레이너로 근무한 A씨의 삶은 '자유 계약자'와 거리가 멀었다. A씨는 매일 오후 1시에 출근해야 했고, 개인 수업이 없는 시간에도 센터에 상주하며 대기해야 했다.
PT 가격은 센터가 일방적으로 정했고, 신규 회원 배정(OT) 역시 센터의 지시에 따랐다. 화요일 오후 5시에는 고정 미팅에 참여해야 했고, 단체 채팅방을 통해 마감 방법과 공지사항을 수시로 전달받았다.
휴가나 근무 시간을 조정하려면 반드시 센터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등 사실상 모든 업무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었다. 급여는 기본급 90만 원에 수업료를 더해 받는 구조였지만, 근로계약서 작성이나 4대 보험 가입은 없었다.
'다른 직장 알아보라' 녹음…1년 되기 3일 전 퇴사 압박
문제는 퇴사 과정에서 터져 나왔다. 2026년 2월 28일, 팀장은 A씨에게 "다른 직장을 알아보라"는 말을 남겼고, 이는 그대로 녹음됐다. 처음엔 3월 28일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얘기됐지만, 회원 일정 문제로 3월 31일까지 일하기로 다시 합의했다.
하지만 회사는 돌연 말을 바꿔 다시 3월 28일까지만 근무할 것을 강요했다. 퇴직금 지급 기준인 '계속근로 1년'을 단 3일 남기고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법무법인 도모의 김상훈 변호사는 이러한 시도에 대해 "근로자성을 부정하거나 퇴직금 지급 요건인 1년 근속을 고의로 회피하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변호사들 "명백한 근로자…퇴직금·실업급여 가능"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A씨가 프리랜서 계약 형식이었더라도, 고정된 출퇴근 시간, 상주 대기 의무, OT 배정과 가격 결정, 휴가 승인과 단톡 지시 등은 "독립적으로 영업한 사람이라기보다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한 구조로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법원 판례 역시 계약 형식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로 근로자성을 판단한다.
근로자로 인정되면 퇴직금 지급 요건을 채우게 돼 약 300만 원 수준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더신사 법무법인 김연주 변호사는 "팀장 발언 녹음은 권고사직으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라며 이를 근거로 실업급여 수급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출퇴근 기록·단톡방 대화'가 무기…어떻게 싸워야 하나
전문가들은 법적 대응을 위해선 증거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퇴근 기록, 업무 지시가 담긴 단톡방 대화, 스케줄표, 급여 입금 내역, 그리고 권고사직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핵심 '무기'가 된다.
우선, 회사의 일방적인 근무일 단축 요구에 동의하지 말고, 기존 합의대로 3월 31일까지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내용증명 등으로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 후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관할 고용센터에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 청구'를 하고, 동시에 지방고용노동청에 체불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 방안으로 꼽힌다.
법무법인 리온 손현명 변호사는 "진정사건은 비용이 적게 들고 대체로 빨리 끝납니다"라며 실무적 절차를 안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