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하게 만들어서 미안” 원나잇 후 보낸 사과 문자, 성범죄 낙인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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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게 만들어서 미안” 원나잇 후 보낸 사과 문자, 성범죄 낙인 될까?

2025. 12. 15 12:1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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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친과 술 마신 뒤 성관계, 합의했다 믿었지만 고소 불안감에 휩싸인 남성. 법률 전문가들이 말하는 '준강간죄'의 모호한 경계선과 디지털 증거의 중요성을 짚어본다.

합의된 성관계 후 보낸 '미안하다'는 사과 문자가 성범죄 증거로 오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원나잇 후 '미안' 문자, 성범죄 증거될까


친구 사이였던 여성(여사친)과 술을 마시고 하룻밤을 보낸 A씨. 다음 날 어색한 기류를 깨고 싶어 보낸 “관계를 어색하게 만들어 미안하다”는 메시지 한 통이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여성이 메시지를 읽고도 답이 없자, A씨의 머릿속은 '혹시 내가 실수한 걸까? 고소당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모텔에 가자고 먼저 제안하고 비용까지 결제한 자신이 불리할 것이란 걱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합의했다” 믿었는데…'미안하다'는 말이 족쇄될까


A씨처럼 합의된 성관계라 믿었지만, 이후 관계가 틀어지며 법적 분쟁을 걱정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특히 A씨가 보낸 '사과 메시지'는 해석에 따라 사건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예민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미안하다고 사과한 부분이 성관계 자체에 대한 사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법무법인 시완의 송수연 변호사는 “'사이가 어색해져 미안하다'는 취지의 사과만으로는 강제적 성관계를 인정하는 증거로 보기 어렵다”며 사과의 '의도'와 '맥락'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적 평가가 한 단어에 좌우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법의 저울은 '상태'를 묻는다…'만취'가 가른 유무죄


결국 법적 판단의 핵심은 성관계 당시 여성의 '상태'에 달려있다. 우리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는 행위를 '준강간죄(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간음)'로 처벌한다. 여기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은 흔히 말하는 '만취' 상태가 주요 쟁점이 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완전히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술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나 저항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으로 인정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로진의 고산요 변호사는 “피해자가 성관계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지 여부는 준강간죄 성립과 무관하다”며 “오히려 상대방의 당시 상태가 유무죄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잘라 말했다.


CCTV와 카톡, 진실을 담은 '디지털 증인'


만약 실제 고소가 이뤄진다면, 진실 공방은 객관적 증거 싸움으로 이어진다.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디지털 증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복도에서의 걸음걸이, 모텔 문고리를 누가 잡고 열었는지 등 CCTV 영상을 통해 강압이 없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사과 메시지의 전후 맥락과 대화 내용 전체를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성관계 전후에 나눈 카카오톡 대화는 당시 두 사람의 분위기와 성관계에 대한 동의 여부를 추론할 핵심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섣부른 사과보다 침묵이 약”…변호사들의 현실 조언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행동했어야 할까.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단순히 미안하다고만 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며 “'성관계 자체는 동의했지만, 사귀는 사이가 아니어서 어색함이 남아 미안하다'는 취지로 명확히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섣부른 사과가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합의된 관계였더라도 상대방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면 섣부른 연락이나 불필요한 사과는 자제하는 편이 낫다.


로티피 법률사무소의 최광희 변호사는 “상대방이 만취하여 항거불능인 상태가 아니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충분히 방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결국 모든 것은 '증거'의 문제로 귀결된다. A씨의 불안한 하룻밤은 성관계에 있어 '동의'의 의미와 그 무게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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