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하면서 지인 할인 몇 번 해줬는데⋯"너 그거 횡령이고 배임이야" 고소하겠다는 사장
알바 하면서 지인 할인 몇 번 해줬는데⋯"너 그거 횡령이고 배임이야" 고소하겠다는 사장
일 그만두며 급여 달랬더니⋯사장은 "빨간 줄 가게 하겠다" 협박
'지인 할인'은 과연 횡령이나 배임으로 볼 수 있을까⋯변호사들의 답변은?

카페에서 일할 당시 친구들이 놀러 오면 음료값을 할인해 준 것을 트집 잡고 고소하겠다는 사장. 정말 고소당할 일일까. /셔터스톡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최근 일을 그만둔 A씨는 "월급을 달라"고 정당한 요구를 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카페 사장이 갑자기 "널 횡령죄와 배임죄로 고소하겠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A씨가 카페에서 일할 당시 친구들이 놀러 오면 음료값을 할인해 준 것을 트집 잡았다. 하지만 매번 그런 것도 아니고 2~3번뿐이었다. 사장은 A씨에게 "네 인생 빨간 줄이 긋게 해주겠다"며 겁을 주고 있다.
사장이 이 일을 부풀려 고소할까 봐 두렵다는 A씨. 사장이 허위진술을 해도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입증할 방법이 없는 것도 걱정이라며 변호사 도움을 구했다.
우선 고소하겠다는 사장에 대응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법률사무소 저스트의 김태우 변호사는 "정말 경찰에서 연락이 온다면 고소장 정보공개 신청을 해 고소 내용에 허위 사실이 있는지 미리 살펴보라"고 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증언이나 증거를 확보해두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고소 내용 속 허위 사실에 대해) 증언해 줄 다른 직원이 있다면 해당 사실에 대해 미리 전화 녹취를 해두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혹시 있을지 모를 일에 대비하라는 취지의 조언이다.
그렇다면 A씨가 카페에서 일하며 친구들에게 음료 할인을 해줬던 것. 과연 횡령이나 배임으로 볼 수 있을까. 변호사들이 봤을 때 A씨에게 횡령죄는 적용할 수 없고, 배임죄는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온세상의 설현섭 변호사는 "(업무상) 횡령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재물을 제 것으로 삼거나 반환을 거부하는 것이어서, A씨에게 적용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무상) 배임은 타인의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를 저버리고 불법행위를 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해 본인에게 손해를 입히는 범죄여서, A씨가 해당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도 "A씨가 만약 지인들에게 음료를 할인해서 제공했다면 할인된 금액만큼은 배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안이 가벼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배임 혐의가 인정돼도 소액이어서 기소유예 처분으로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설 변호사도 의견을 같이했다.
지인에게 음료값을 할인해 준 것이 반드시 배임으로 볼 수는 없다는 변호사들도 있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는 "음료를 할인하여 제공한 부분에 대하여는 구체적 검토가 필요해 보이나, 사장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인이 있었던 사안일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유한)동인의 조주태 변호사도 "평소에 지인에게 할인해서 음료를 제공한 것이 사장의 묵인하에 이루어진 것이라면, 묵시적 승낙이 있었던 것으로 주장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